[취재후] '세균 득실' 샤워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김채린 2017. 8. 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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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방송된 샤워볼 뉴스()를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다.

보도에서 언급됐듯, 5개월 동안 욕실에 두고 사용한 샤워볼의 세균 오염도는 3,749RLU(오염도 측정 단위.

한 피부과 의사는 "이렇게 오염된 샤워볼을 쓴다는 건, 샤워를 하면서 바디워시가 아니라 세균을 몸에 문지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샤워볼에 있는 세균이 '모든'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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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볼이 그렇게 더러운 줄 몰랐어. 볼 때마다 좀 찝찝하더라니."
"어떡해. 나 맨날 화장실에 걸어놨는데… 집에 가자마자 버려야겠다!"
"샤워볼을 아예 쓰면 안 되는 거? 그럼 몸을 뭘로 닦으란 말야?"

18일 방송된 샤워볼 뉴스([바로가기] 욕실에 놔둔 젖은 ‘샤워볼’…세균 덩어리)를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다. TV 화면 속 샤워볼 확대 사진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방송 이후 받은 질문들을 모아, 짧은 방송뉴스에서 못다한 샤워볼 이야기를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Q. 샤워볼에 정말 그렇게 세균이 많나?

A. 그럴 가능성이 높다. 물론 첫 사용 때부터 세균이 많은 건 아니다. 사용 후 취급되는 방식이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은 샤워를 마친 뒤 샤워볼을 물로 헹궈 욕실에 그대로 걸어두기 때문이다. 습도가 높고 통풍이 잘되지 않으니 물이 바짝 마를 수가 없다. 축축한 샤워볼은 세균에게 그야말로 최적의 번식지다.

보도에서 언급됐듯, 5개월 동안 욕실에 두고 사용한 샤워볼의 세균 오염도는 3,749RLU(오염도 측정 단위. 물체에 묻은 유기화합물의 농도를 측정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세균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로 가정집 변기의 오염도(1,747RLU)보다도 높았다. 서울역 공중화장실 변기의 오염도가 3,000RLU 정도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더 실감 나는 수치다.

한 피부과 의사는 "이렇게 오염된 샤워볼을 쓴다는 건, 샤워를 하면서 바디워시가 아니라 세균을 몸에 문지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Q. 그렇다면 욕실에 있는 모든 게 세균투성이 아닌가? 특별히 샤워볼이 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A. 샤워볼의 세균 오염도가 더 우려되는 건, 샤워볼 특유의 형태 탓이다. 샤워볼은 비누 거품을 풍성하게 내기 위해 여러 층, 여러 겹의 그물망 모양을 띠고 있다. 그만큼 이물질이 낄 수 있는 틈새가 많다는 얘기다.

200배 확대경으로 본 샤워볼 내부. 눈으로는 볼 수 없던 이물질이 선명하게 보인다.


200배 확대경으로 본 홑겹 샤워타월 내부. 샤워볼보다 틈새가 적어 이물질도 적게 낀다. (거품은 덜 나겠지만.)


취재진이 200배 확대경으로 들여다본 샤워볼 안쪽에는 각질과 때, 털 같은 이물질이 여럿 끼어 있었다. 상대적으로 틈새가 적은 홑겹짜리 샤워타월과 대비된다. 세균은 이런 유기물을 먹고 성장하기 때문에, 똑같이 욕실에 걸려 있다 하더라도 홑겹 샤워타월보다는 그물 모양의 샤워볼에서 세균이 더 빨리 자라게 된다.

Q. 이런 샤워볼을 쓰면 다 피부병에 걸리나?

A. 그렇지 않다. 샤워볼에 있는 세균이 '모든'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건 아니다. 피부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오염된 샤워볼로 인한 피부병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찝찝할 뿐.
문제가 되는 건 피부 장벽이 손상된 사람이다. ▲아토피, 습진 등 피부질환을 앓는 사람 ▲피부에 상처나 딱지가 있는 사람 ▲막 제모를 한 사람 ▲피부를 지나치게 긁어 표면이 약해진 사람 등은 이런 샤워볼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손상된 피부 안으로 균이 침투해 모낭염 같은 피부염을 일으키기 쉽다.

Q. 지금까지 쭉 욕실에 샤워볼을 보관해 왔다. 당장 버려야 할까?

A. 아니다. 잘못된 취급 방법을 바꾼다면, 경우에 따라선 정든 샤워볼과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 취재 결과, 사용한 기간이 6개월을 넘지 않았다면 회생 가능성(?)이 있다.
이번 보도를 준비하면서, 5개월 정도 내내 욕실에 두고 쓰던 샤워볼을 시험 삼아 베란다로 '이사'시켜봤다. 이틀 동안은 샤워볼을 사용한 뒤, 물로 꼼꼼히 헹궈서 통풍이 잘되는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걸어 뽀송뽀송하게 말렸다. 이런 과정을 거친 샤워볼의 오염도는 839RLU였다. 욕실에 걸려 있을 당시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다. 번거로움을 감수한 샤워볼 건조 노력이 실제 살균 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기나긴 욕실 생활을 마치고, 베란다로 나온 샤워볼. 그 결과는...


결국 샤워볼의 세균 오염도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습한 곳을 피하는 게 답이다. 사용 후에는 샤워볼 사이 사이를 세척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베란다 창가처럼 통풍이 잘되는 곳으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 너무 귀찮다면 샤워볼을 걸어둔 욕실 창문을 열어둬서 습기를 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론 이 과정을 반복한다 해도, 샤워볼이 변색하거나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바로 버려야 한다.

아울러 여러 명이 같은 샤워볼을 함께 사용하는 것도 권장되지 않는다.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샤워볼을 건조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고, 자칫 샤워볼을 매개로 무좀균과 같은 세균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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