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의 기묘한축구] 떠나려는 쿠티뉴, 헤어질수 없는 리버풀
입력 : 2017.08.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필리페 쿠티뉴가 2013년부터 몸 담았던 안필드를 떠나려한다. 물론 리버풀의 입장은 이적 불가. 여기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올여름 이적 시장은 정말 뜨겁다. 초반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작별설이 유럽을 흔들었다. 호날두의 마음이 잔류로 굳어지자 라이벌 바르셀로나가 요동쳤다. 주인공은 네이마르였다.

소설 같던 이야기였다. 브라질 언론에서 파리 생제르맹과 네이마르가 개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보도를 믿는 사람은 아마도 5%에 불과했을 것이다. 스페인 카탈루냐 라디오에서 “현실이 되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세상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축구 스타들이 버릇처럼 말하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라는 대답이 현실이 됐다. PSG는 바르사의 완강한 고집을 뿌리치고 2,900억이 넘는 릴리즈 조항을 발동시켰고, 지난 4일 5년 계약에 네이마르를 품었다.

네이마르 이적은 신호탄이었다. 바르사는 네이마르를 잃고 대제차 물색에 총력을 다했다. 레이더망에 포착된 선수는 우스만 뎀벨레와 쿠티뉴였다. 통장에 2억 2,200만 유로(약 2,970억원)가 입금된 만큼 금액은 문제없었다.

도르트문트 스탠스를 살피면 뎀벨레는 조건만 맞으면 영입이 가능한 모양새다. 도르트문트는 바르사의 영입 제안을 거절하면서 “현재 시장 가치와 맞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뎀벨레의 현재 위치와 비교하면 요구액은 높지만, 바르사의 2,970억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상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바르사 입장에서 문제는 쿠티뉴다. 스페인과 남미 언론에서 쿠티뉴 이적설을 다룰 때만 해도 잉글랜드 언론 분위기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리버풀 지역지에 따르면 프리시즌 동안 어떤 조짐도 없었다. 되려 리버풀 동료와 즐거웠다고 평가하는 쪽이 옳았다.



위르겐 클롭 감독도 이적 불가 선언으로 쐐기를 박았다. 실제 클롭 감독은 “쿠티뉴는 앞으로도 중요한 자원이다. 이런 이야기는 항상 있었다. 우리의 생각은 확고하다”라고 말했다. ‘엘 컨피덴셜’ 기자 키케 마린에 따르면 쿠티뉴는 클롭 감독과 만나 올여름 리버풀이 자신을 매각하는게 아니라면 앞으로도 행복할 거라고 전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지난 11일 모든 이야기가 새 국면을 맞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BBC’가 쿠티뉴가 이메일로 이적을 요청한 정황을 긴급 보도했다. 리버풀이 판매 불가를 선언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렇다면 쿠티뉴는 왜 리버풀을 떠나려할까. 스티브 제라드가 이유를 명료하게 말했다. 그는 “과거부터 남미 선수들의 드림 클럽 중 하나가 바르사였다. 쿠티뉴는 두 번 다시 바르사의 제안이 오지 않을 거라 여겼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언론에 따르면 쿠티뉴는 올여름 바르사의 제안이 인생에 두 번 다시없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루이스 수아레스 상황과 묘하게 겹친다. 당시에도 리버풀과 설왕설래를 벌였는데 재계약 조항 위반을 근거로 이적을 주장하기도 했다. 첼시전과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행이 이적을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돌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2013년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은 지 1년 만에 바르사 이적을 결정했다.

쿠티뉴의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리버풀의 입장은 완강하다. 올여름 절대 쿠티뉴와 헤어질 수 없다. 리버풀은 바르사가 3번째로 제안한 1억 1,800만 파운드(약 1,735억원)를 단번에 거절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리버풀의 올여름 이적 시장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영입 대상으로 설정한 선수 중 모하메드 살라만 품었다. 쿠티뉴까지 바르사에 넘겨준다면 전력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쿠티뉴는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181경기 42골 37도움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지난 11월, 쿠티뉴가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리버풀은 본머스에 3-4로 패했다. 14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선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디보크 오리지로 쿠티뉴 공백을 메웠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11경기 연속 무패(8승 3무)하던 리버풀이 크게 흔들린 시점이다.

여기에 올시즌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있다. 리버풀이 호펜하임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한다면 별들의 전쟁에 합류하게 된다.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에서 호성적을 거두려면 쿠티뉴는 반드시 필요하다.

대체 자원을 구할 시간도 없다. 이적 시장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12일이다. 쿠티뉴 급 선수를 12일 만에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설령 대체자를 구한다고 해도 마이너스다. 프리시즌 동안 실험한 전술적 구상과 선수 배치가 모두 물거품이 된다.

리버풀 입장에서 긍정적인 점은 바이아웃 조항이다. 지난 1월 쿠티뉴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바이아웃 조항을 삭제했다. 바르사가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해도 거절하면 그만이다. 물론 그럴수록 쿠티뉴의 속은 점점 타들어가겠지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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