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주피터(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이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리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가볍게 캐치볼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끝판왕’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에 5개차로 다가섰다. 1사 만루 역전 위기를 틀어막아 ‘끝판왕’의 위용을 되찾았다.

오승환은 19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원정경기에 11-9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 긴장감 없는 큰 점수차에서 등판해 2실점했지만, 역전 위기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첫 타자 데이비드 프리즈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꾼 오승환은 2사 2, 3루에서 애덤 브레이저를 고의4구로 내보내 엘리아스 디아스와 대결을 택했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디아스에게 결정구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11-10 승리를 지켰다. 0.2이닝 무실점 호투로 방어율을 3.69로 낮췄다. 지난달 9일 뉴욕 메츠전 이후 41일 만에 19번째 세이브를 추가한 오승환은 지난해 거둔 세이브와 같은 숫자를 채웠다. 남은 시즌에서 1세이브를 보태면 한국과 일본, 미국 프로야구에서 모두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경기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한 세인트루이스는 8회 초까지 11-3으로 앞서가며 쉽게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8회 말 마이크 마이어스가 아웃카운트 2개만 잡고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무너져 위기를 자초했다. 급하게 브렛 시슬을 올려 불을 끈 세인트루이스는 9회 초 추가득점에 실패해 11-8, 세이브 요건에서 9회 말을 맞았다.

현지에서는 마무리 트레버 로즌솔의 부상으로 ‘전임자’ 오승환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마이크 머시니 감독은 맷 보우먼을 먼저 호출했다. 오승환이 지난 17, 18일 보스턴전과 피츠버그전에 모두 등판해 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게다가 오승환은 전날 피츠버그전에서 28개를 던지며 고전한 끝에 1이닝 2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됐다. 보우먼은 1사 후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로 만루 위기를 초래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잭 듀크가 등판했지만, 이번에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내줬다. 결국 끝판왕을 호출할 수밖에 없었고 오승환은 기다렸다는 듯 세이브를 따냈다.

이날 세이브 추가로 한미일 통산 395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남은 시즌에 5세이브를 보태면 전인미답의 400세이브 고지를 밟게 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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