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度 넘은 학부모 2題>"수업 않고 왜 신혼여행 갔냐".. 학원 강사에게 甲질

김수민 기자 2017. 8. 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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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하계동에서 3년째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여·31) 씨는 최근 어이없다 못해 화가 나는 일을 겪었다.

김 씨가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다른 강사가 김 씨의 수업을 대신하자, 한 학부모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어떻게 강좌를 진행하는 도중에 신혼여행을 갈 수 있느냐'고 따진 것.

여름 휴가 때 연인과 함께 여행을 떠나 찍은 사진으로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꾸자 한 학부모가 "결혼할 사이가 아니면 아이들 보기에 교육상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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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명품가방 들고 다닌다고

“학원비 깎아달라” 황당 요구

“카톡 프로필 바꿔라” 간섭도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서 3년째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여·31) 씨는 최근 어이없다 못해 화가 나는 일을 겪었다. 김 씨가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다른 강사가 김 씨의 수업을 대신하자, 한 학부모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어떻게 강좌를 진행하는 도중에 신혼여행을 갈 수 있느냐’고 따진 것. 김 씨는 신혼여행 중임에도 ‘학생들에게 휴가임을 미리 알렸고, 다른 선생님이 차질 없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 메시지까지 보냈다. 하지만 학부모는 되레 ‘왜 이렇게 답장이 늦냐. 내가 갑인데 갑질 좀 하겠다’고 성을 냈다.

학원에서조차 ‘교권침해’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강사들의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학원비를 지불했으니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중·고등학생 대상 그룹과외를 하고 있는 최모(여·34)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여름 휴가 때 연인과 함께 여행을 떠나 찍은 사진으로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꾸자 한 학부모가 “결혼할 사이가 아니면 아이들 보기에 교육상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비난했다. 최 씨는 “수업에 피해가 간 것도 아니고, 내가 미성년자도 아닌데 이런 것까지 간섭을 받아야 하느냐”며 “이 같은 학부모 항의를 받으면 교사 편을 들어주기는커녕 원장이 교무회의 때 ‘비정상적인 프로필 사진을 지우라’고 지시하는 학원도 있다는데, 누가 비정상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8년째 경기 부천시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황모(여·48) 원장은 “명품 가방을 들었더니 학부모가 상담할 때 ‘명품도 있으시던데 학원비 좀 깎아 달라’고 한 적이 있어서 이후로는 아예 그 가방을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황 원장은 “이 바닥에서 이만큼 버틴 것도 학부모들보다 추레하게 다닌 덕분일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학교에서도 교권 침해의 대부분은 학부모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올해 4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16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사례(572건) 중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267건(46.7%)으로 가장 많았다. 교장 등 인사 처분권자에 의한 신분상 피해(132건·23.1%)의 2배였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돈을 냈으니 갑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천민자본주의적 사고”라며 “막말을 일삼는 부모에게서 자식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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