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다저스에서 예우받는 다르빗슈, 그 기대치는?

조회수 2017. 9. 20. 17: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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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등판에서 입은 저지의 금액이 $9995.00
첫 번째 등판에서 입었던 저지의 가치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세 번째 경기. 홈팬들 앞에 서는 첫 무대였고, 31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이달 초 텍사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한 다르빗슈의 이야기입니다. 

뉴욕 메츠 홈구장인 시티필드에선 7이닝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습니다. 하지만 홈팬들 앞에서 치른 첫 번째 경기에선 기대엔 못 미치는 결과였습니다.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인 QS(Quality Start)를 기록했지만, ‘다르빗슈 유’라는 선수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6이닝 8피안타(3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입니다. 실점은 모두 홈런을 허용하면서 발생했고, 다르빗슈의 최대 장점인 탈삼진도 2개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실망은 아닙니다. 기대치가 워낙 높았던 선수였기에 조금 아쉬움이 남는 피칭이었을 뿐입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만난 팬들은 대부분 피홈런이 아쉽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다르빗슈의 홈 데뷔전을 어떻게 지켜봤느냐”고 묻자, “한 경기에서 홈런 세 개를 허용한 건 아쉽다. 하지만 경기가 이겼으니 됐다.”며 승리를 기뻐했습니다. 

또 다른 팬은 “좋다. 잘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주 완벽히 잘하고 있다고 말하긴 아직 이르다. 조금 더 지켜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다르빗슈도 팀과 팬들이 거는 기대치를 모를 리 없습니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분명합니다. LA 다저스 파한 자이디 단장도 “포스트시즌에서 던질 수 있는 선발 투수를 영입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던 다르빗슈는 “비교될까 두려웠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다저스에 좋은 투수들이 많은데, 좋지 않은 결과를 얻어 다른 투수들과 비교될까 봐 우려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7일(한국시간) 홈 데뷔전을 치른 후에도 “다저스에 훌륭한 투수들이 많아 정말 걱정했다.”며 여전히 긴장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트레이드해서 왔는데, 좋지 못한 투구를 보여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확실한 건 정규리그 우승이 아닌 포스트시즌을 내다보고 영입한 선수라는 사실입니다. 동료들도 코치진도 다르빗슈를 에이스 투수로 인지하고 그에 맞게 대우하고 있습니다. 구단에서도 다르빗슈의 가치를 굉장히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걸 다저스타디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다르빗슈가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저지의 가격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8월 11일 애리조나 원정 경기에서 입었던 저지입니다.

자그마치 $9995.00 (한화로 약 1140만 원).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2실점(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긴 경기입니다. 정말 이렇게 가치가 있는 걸까. 다저스에선 다르빗슈라는 이름과 첫 번째 경기와 두 번째 경기 모두 승수를 챙긴 것에 의미를 뒀습니다.

다저스에서의 첫 경기 혹은 첫 승리 때 착용한 유니폼과 공이 아닌데도 이렇게 높은 금액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왜 두 번째 경기였던 유니폼과 야구공이 판매되고 있을까. 기록으로 보나 의미로 보나 첫 번째 경기에서 착용했던 유니폼이 더 가치가 있을 텐데 말이죠. 

다저스는 다르빗슈 유가 첫 번째 등판에서 입었던 유니폼과 볼을 돈으로 책정하지 않았습니다. 

다저스타디움은 5층엔 미디어 실을 비롯해 VIP 스위트룸이 있습니다. 기자실에서 BMW 클럽 스위트룸으로 이동하는 복도엔 다저스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다저스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다저스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전시도 해놨고, 

라소다의 발자취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빈스컬리가 다저스와 함께했던 기록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현역 선수로는 클레이튼 커쇼와 지난해 은퇴했던 조시 베켓의 저지 관련 소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노히트노런 했던 당시의 소품과 기록들을 전시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다저스에서 의미 있는 순간, 인물들로 꾸며진 곳이죠. 

그런데 이곳에서 다르빗슈가 첫 등판에서 입었던 유니폼을 발견했습니다. 

다르빗슈 유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첫 경기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커쇼와 조시 베켓의 노히트 노런, 빈스컬리와 라소다의 발자취 등을 전시한 곳에 나란히 했다는 건 전시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날의 기록과 함께 사진도 몇 장 있었습니다.  

저지, 사진, 야구공, 모자는 물론 시티 필드 마운드 흙, 로스터 프로필이 담긴 책자까지 모두 한곳에 모아 전시하고 있습니다.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던 경기에서 입었던 유니폼은 $9995.00이고, 첫 경기와 관련된 소품은 모두 팀에서 소장해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다저스가 다르빗슈 유에게 가진 기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예의를 다하여 정중히 대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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