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취임 100일, 선장 없는 중기부는 '개점휴업'

지영호 기자 2017. 8. 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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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신생 중소벤처기업부가 홀로 선장 없는 불안한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장관 인선을 비롯한 주요 요직 임명이 지연되면서 돛 없는 상태로 바다에 나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A연구원 관계자는 "조건이나 환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논의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중기부가 발주한 연구용역도 장관 인선 지연으로 지체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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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주요 사업은 장관 인선 후..산하기관도 '스테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인 17일 오전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 대통령 취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신생 중소벤처기업부가 홀로 선장 없는 불안한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장관 인선을 비롯한 주요 요직 임명이 지연되면서 돛 없는 상태로 바다에 나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현재 청와대와 행정부에서 중소기업 정책을 주도하는 중기부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실 산하 중소기업비서관은 모두 공석이다. 장관은 당초 정치권 인사가 유력했다가 최근 기업인 출신으로 선회했지만 보유주식의 백지신탁 문제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비서관에는 교수출신 L씨가 내정됐다 출근한지 이틀만에 돌연 없던 일이 됐다.

중기부 내부에선 기획조정실을 제외한 현업 3개 실의 현장을 지휘할 조타수가 없다. 중소기업정책실, 창업벤처혁신실, 소상공인정책실장이 모두 공석이다. 특히 앞선 두 곳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경제 아젠다인 일자리 창출을 수행하는 핵심 자리이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반발이 거센 소상공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는 곳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일례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월드클래스 300의 경우 중견기업 관련 업무를 가져간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업권 조정을 거의 마무리했지만 세부조정 문제를 장관 임명 뒤로 미룬 상태다.

중소기업계 한 CEO는 "빠른 일처리를 요구해도 공무원들은 '좀 더 두고 보자'는 반응"이라며 "주로 장관 인선 지연을 이유로 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사 인선 지연은 유관기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A연구원 관계자는 "조건이나 환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논의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중기부가 발주한 연구용역도 장관 인선 지연으로 지체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기부는 당장 22일부터 시작되는 첫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도 제외됐다. 향후 정책방향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수장없이 진행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장관의 의지에 따라 정책방향이 조정되는 업무보고를 현업부서에서 독단적으로 작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배경으로 청와대에서도 일정 조정을 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장관 없이 치러야 할 처지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조율 중이다. 다행히 20여일 전 임명된 최수규 차관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성공적인 예산 방어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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