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실패" 靑 보좌진 발언..격앙된 한은 금통위

유엄식 기자 2017. 8. 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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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부의 저금리 정책이 실패했다"는 취지의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금리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제대로 연구를 하고 한 발언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한은 통화정책 독립성 논의는 금리인하 압력이 컸던 전 정부와 달리 금리인상 압력에서 촉발돼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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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 금통위원 "금리 수준은 금통위가 결정" 반박..새 정부 초반 한은 독립성 문제 도마 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장하성(오른쪽) 정책실장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사진제공=뉴시스

“전 정부의 저금리 정책이 실패했다”는 취지의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절적하다”고 지적했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해 그동안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했던 금통위원들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던 한은 통화정책 독립성 문제가 새 정부 초반에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17일 오전 서울시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통화정책 경시대회 결선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준금리는 저희(금통위)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금통위가 아닌 외부에서 금리 수준을 언급하고 이로 인해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에 어떤 입장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위원은 “제 입장에서는 금통위를 할 때마다 당일까지 저에게 주어진 정보에 근거해 경제상황을 최대한 파악한 다음에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렇게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금통위원들도 이번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한 금통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금리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제대로 연구를 하고 한 발언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한은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았고 고압적으로 금리를 너무 낮췄다는 발언은 지금 청와대에서 일하는 분이라면 더욱 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며 “모든 사람이 금리 수준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겠지만 정부 당국자가 공식 석상에서 얘기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청와대 관계자 발언이 금리결정 과정에서 압력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압력을 가한다고 가해지는 것도 아니고 통화정책은 그렇게 운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그동안 금리결정에 앞서 정부 또는 관계인들로부터 어떤 요구도 받지 않았고 독자적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앞서 김 보좌관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은 문제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장기적으로 추구할 것”이라는 등 향후 정책 방향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공개된 후 국고채 금리가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 보좌관은 새 정부 경제정책 핵심 어젠다인 'J노믹스'의 설계자로 알려져 있어 파급력이 더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일에 금통위 내부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한은이 6월 이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과도 맞물려 있다. 한은이 향후 독자적인 판단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외압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한은은 “견조한 성장세”를 전제로 올해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을 고민하는 단계였다. 시장은 내년 상반기 인상 전망이 우세하나 일각에선 연내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이번 한은 통화정책 독립성 논의는 금리인하 압력이 컸던 전 정부와 달리 금리인상 압력에서 촉발돼 그 결과가 주목된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계부채 증가세 △정부 부동산 대책 등 굵직한 변수가 많은 상황이어서 한은 기준금리 셈법은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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