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S중 교사 유족 "성추행이라뇨? 학생들도 아니라는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7. 8. 17. 10:31 수정 2017. 8. 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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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추행' 오명에 모욕감…목숨끊어
- 신고서쓴 학생들, '성추행 아니다' 탄원
- 교육청 조사에 '몰아가기' 있었다
- 교사 30년, 제자들 자식같이 대했는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가족 아내(익명)

억울하게 죽은 남편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 인터넷 포털에 최근 공개호소문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전북 부안에 있는 한 중학교의 남자교사가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교육청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여러분, 경찰에 2명 구속된 부안여고 사건은 잘 아실 텐데 여기는 거기가 아니고 완전히 다른 중학교입니다. 유가족들이 나서서 교육청의 부당한 처사. 이 처사 때문에 교사가 죽음에 이르렀다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직접 들어보죠. 고 송경진 선생님의 부인이세요. 익명으로 연결을 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유가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참 돌아가신 지 이제 며칠 되지 않은 상황이라 참 어려운 상황인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인터넷 포털에다가는 공개 호소문을 직접 쓰신 건가요, 아내분께서?

◆ 유가족> 네, 제가 썼습니다.

◇ 김현정> 얼마나 억울하시면 이 상황에서 직접 그걸 쓰실 생각을 하셨을까요.

◆ 유가족> 제가 지금 남편 돌아가시고 한숨도 못 잤습니다.

◇ 김현정> 한숨도 못 자셨어요, 그동안?

◆ 유가족> 억울하고 분하기도 하고 살아생전 그 모습들이 자꾸 떠오르고 그래서 잘 수가 없어요.

◇ 김현정>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그때로 한번 돌아가 보죠. 그러니까 남편께서 근무하시던 학교는 부안의 남녀공학 중학교인 거죠? 지금 경찰에 구속까지 된 부안여고 성추행 사건하고 헷갈리는 분들 계시는데 그 학교가 아닌 거죠?

◆ 유가족> 전혀 달라요. 부안여고는 부안읍내에 있는 학교고요. 우리 애기아빠가 다니던 학교는 면에 있습니다.

학생 탄원서. (사진=유족 제공)
◇ 김현정> 그런데 처음에 조사가 이루어진 건 지난 4월 봄인데 학생들이 내가 성추행을 당했다 진술이 들어와서 그걸 바탕으로 신고가 된 거라면서요?

◆ 유가족> 그런데 그게 학생들끼리, 자기들끼리 선후배 간에 다툼이 있었는데 그 다투는 과정에서 A선생님한테 야단을 맞고 국어선생님이 1학년을 귀가시키고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 애기아빠는 거기에 전혀 관계가 없고 그냥 그날 야간자습 담당 지도교사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1학년이 귀가하는 것을 우리 애기아빠가 야간자습을 빼고 귀가하도록 조치를 취한 줄로 알고 오해를 했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그렇게 미운 마음에 그랬답니다.

◇ 김현정> 2, 3학년은 공부하는데 왜 1학년만 집에 보내느냐?

◆ 유가족> 그중에 한 학생이 야간자습 때 휴대폰 쓴다고 지적받은 학생이 있어요. 그러니까 선생님이 미웠던 거예요, 얘가. 그래서 자기 엄마한테도 선생님이 친구 허벅지를 만졌다. 저한테는 폭언을 했다, 이런 거짓말을 하고. 그 수다 떠는 과정에서 그런 얘기들이 나와서 떠드니까 A선생님이 그걸 듣고는 내가 다 해결해 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라 그래놓고 교장선생님한테 성추행으로 신고해야 되겠다고 얘기를 하고 애들한테 신고서를 쓰게 한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 A교사분과는 평소부터 감정적으로 안 좋은 사이였다, 이렇게도 또 호소문에 쓰셨네요.

◆ 유가족> 자세한 내용은 다 빼고 선생님이 너희들 몸, 신체에 닿은 곳만 다 쓰라고 했대요.

◇ 김현정> 경찰의 조사 결과는 그런데 무혐의는 아니었네요?

◆ 유가족> 네, 그렇죠. 왜냐하면 우리 애기아빠가 학생들 어깨를 토닥거리고 잘했다고 칭찬해 주면서 이렇게 하고 뭐 다리 흔들 적에 무릎 떨지 말라고 복 달아난다고 툭툭 쳐주고 한 그런 부분들은 신체접촉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신체접촉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이 되지만 수치심을 느끼지도 않았고 또 처벌도 원하지 않아서 반의사불벌죄로 말하자면 입건 사항이 아니었다 그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 김현정> 종결이네요, 그냥 그러면.

◆ 유가족> 그렇죠. 내사종결을 한 거죠, 한 2시간 만에.

◇ 김현정> 그런데 학교에서는 직위해제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네요, 그 봄에.

◆ 유가족> 장학사가 파견이 됐잖아요.

◇ 김현정> 그랬겠죠.

◆ 유가족> 장학사가 파견이 돼가지고 육하원칙에 의해서 선생님이 언제, 어느 때 너희들에게 어디를 손을 댔는지 그것만 써라. 칭찬이라든가 다른 부연설명 같은 건 싹 빼고 그것만 써라 해가지고 우리가 일반인이 봐도 성추행을 했구나 하고 느껴질 만큼 그런 문장이 나오게 된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그때 그 장학사한테는 학생들이 솔직하게 말했답니까? 우리가 선생님한테 사과받고 싶어서 일부러 이렇게 한 거예요. 뭐 이렇게?

◆ 유가족> 그때는 못했대요. 애들은 그때는 무서웠다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결국은 직위해제를 당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아이들이 다시 좀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고요.

◆ 유가족> 학생들도 다 선생님 잘못이 아니다. 이렇게 해가지고 탄원서를 작성을 해서 교육청에 교육감님 앞으로 제출을 했대요.

◇ 김현정> 그러면 학생들이 그거 거짓말이었습니다. 그거 성추행 아니었습니다라는 탄원서까지 올라갔는데, 어떻게 교육청에서 한 재조사에서는 성추행이다. 또 이렇게 결론이 나게 된 거죠?

◆ 유가족> 교육청 인권센터에서 하는 얘기는 학생들은 자존감이 낮아서 성추행을 당하고도 모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걸 판단을 한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혹시 정말 그랬을 가능성을, 좀 조심스럽게 질문드립니다만 정말 그랬을 가능성은 전혀 없겠습니까?

◆ 유가족> 전혀 없죠. 왜냐하면 학생들은 뭣도 모르고 A선생님한테 속아가지고 그렇게 썼던 것 때문에 죄책감에 빠져 있었대요.

◇ 김현정> 죄책감에?

◆ 유가족> 네. 다리 떠니까 복 달아난다고 이렇게 했던 것이고. 손가락 반지 빼달라 그래서 손가락 잡았던 것이고 다 그런 것들인데 그런 이유들을 쓰지 못하게 하니까 이상한 문장이 됐다는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결국은 직위해제는...

◆ 유가족> 인권센터에서는 모든 신체접촉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성추행과 성희롱으로 나누어 보는데 성희롱일 경우에는 우리가 다룬다. 그래서 우리 아기아빠가 그때 그랬습니다. 나는 절대로 이거 성 아니라고. 그렇게 제발 성 좀 빼주라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그분 얘기가 우리가 성이라고 했냐고. 우리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이라고만 했다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선생님이 그동안 걸어오신 어떤 행적. 학생들이 말하는 평판.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근거가 될 텐데요. 지금까지 교사생활 오래하셨잖아요. 몇 년 하셨죠?

◆ 유가족> 30년이요.

◇ 김현정> 30년. 30년 동안 제자들이 하는 이야기. 지금 어떤 이야기들을 하는가가 중요한 근거가 될 것 같아요.

◆ 유가족> 그렇죠.

◇ 김현정> 뭐라고 합니까?

◆ 유가족> 다들 세상에, 선생님 같은 분이 이런 일을 왜 당했냐고. 장례식장에 다녀간 학생들만 200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제가 선생님 전화를 가지고 있거든요, 아직. 그 전화로 계속 카톡도 보내고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오고 그래요. 우리 선생님같이 그렇게 좋으신 분이 왜 이런 일을 당했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사진=유족 제공)
◇ 김현정> 학생 수가 몇 명 되는 중학교죠?

◆ 유가족> 19명이요.

◇ 김현정> 19명. 그러니까 이게 시골학교네요.

◆ 유가족> 네네.

◇ 김현정> 이 시골학교에 몇 년 계셨어요?

◆ 유가족> 지금 6년차입니다.

◇ 김현정> 6년차. 학생들에 대한 어떤 사랑, 애정.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 유가족> 다 자식 같았대요. 모든 아이들이 다 자식 같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든가 아니면 가정이 불우하다든가 그런 아이들 있으면 정말 자기 자식처럼 그렇게 돌봤습니다.

◇ 김현정>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더 괴로워하셨는지도 모르겠어요, 목숨을 끊을 만큼.

◆ 유가족> 네, 오명을 뒤집어쓴 걸 못 견뎌하셨어요. 내 인생은 이제 끝났구나 하고 희망의 끈을 놔버린 거예요.

◇ 김현정> 목숨 끊기 전날 혹시 했던 말이라든지 뭐 기억나는 게 있으세요?

◆ 유가족> 이 모욕감, 이 치욕감 때문에 견딜 수가 없대요. 다른 것도 아니고 내가 이 성 문제로 얽혀가지고 이렇게 오명을 쓰고 내가, 내가 만일에 징계를 받으면 당신도 성희롱범의 가족이 되잖아요. 그렇게 될 텐데 내가 어떻게 그렇게 징계를 받느냐. 나는 그럴 수는 없다. 차라리 죽어버리겠다. 막 그러더라고요. 새벽 6시까지 애 아빠를 붙들고 제가 달래고 이제 앞으로는 당신 대신 내가 싸워줄 테니까 그냥 마음 편히 먹고 있으라고 당신 너무 잠을 못 자고 먹지도 못해서 지금 사리분별이 안 되고 정신도 못 차리는 것 같으니까 나랑 신경정신과를 가자. 가서 주사를 맞든지 약을 받아먹든지 하자, 큰일 나겠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밤새도록.

그랬더니 애기아빠가 저를 부처님 같은 미소로 지그시 웃으면서 쳐다보더니 당신 너무 힘들겠다, 가서 좀 자 그러더라고요. 그게 애기아빠가 저한테 한 마지막 말이었어요. 그렇게 하고서 저 재워놓고 어머니한테 수박이며 복숭아며 과일들이랑 빵이랑 과자랑 막 사고 불고기랑 다 사가지고 가서 어머니하고 식사를 한 거예요, 마지막 식사를. 그렇게 하고 어머니한테 하직인사를 하고 용돈을 드리고 학교를 가서 자기 짐을 싹 정리를 했대요. 그렇게 하고 집에 돌아와서 책상 위를 가지런히 정리를 해 놓고 거기다가 그렇게 하고 나가서 목을 매셨어요. 얼마나 억울하고 한이 쌓이셨으면 눈도 못 감고 가셨어요.

◇ 김현정> 제가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될지 참 난감합니다. 저희가 전북교육청 입장을 듣고 싶어서 연락을 취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부교육감이 직접 진상조사 중이고 유족들에게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 그전까지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는 게 원칙이고 그게 고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을 한다. 이런 입장을 저희에게 밝혀왔다는 점 전해 드리고요. 이게 진실이 밝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 유가족>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저희도 관심을 가질 테고 아마 우리 청취자들도 관심 가지고 끝까지 보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용기 잃지 마시고요.

◆ 유가족> 네.

◇ 김현정> 성희롱, 성추행 이건 분명히 범죄입니다. 잘못된 겁니다.

◆ 유가족> 그렇죠.

◇ 김현정> 그럼요. 하지만 아이들과의 오해에서 시작된 사건이 결국 이런 결말까지 이르게 되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어른들이 잘못된 부분을 밝혀내지 못하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다면 이거는 분명히 잘못된 일이죠. 이 과정을 어떻게 된 건지 밝혀내기를 저희도 바라겠습니다.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고맙습니다.

◆ 유가족>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전북 부안에 있는 한 남녀공학 중학교입니다. 중학교의 교사가 성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유족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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