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급매물 .. 서울 부동산 '사자'서 '팔자' 우위로

김기환 입력 2017. 8. 17. 01:00 수정 2017. 8. 17.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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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영향 12주 만에 상황 역전
강북보다 강남권이 매도세 강해
은마아파트 102㎡ 시세 1억 떨어져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진다’는 경제학의 기본 원칙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통할까.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이 ‘사자’에서 ‘팔자’ 우위로 돌아섰다. 향후 아파트값 변화가 주목된다.

16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 지수는 95.7로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우위를 점했다. 이 지수는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 3800곳을 상대로 매도세와 매수세 중 어느 쪽이 우위인지 설문해 0~200 사이 숫자로 계량화한 지표다. 매수세가 우위면 지수가 100보다 커진다. 매도세가 우위면 그 반대다. 양쪽이 같을 경우 지수가 100이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팔려는 움직임이 사려는 움직임보다 강해진 건 5월 셋째 주 이후 12주 만이다.

서울은 지난해 10월 마지막 주부터 매도 우위 상황이 28주간 지속했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인 5월 셋째 주 저점(98.1)을 찍고 매수 우위로 반전했다. 이후 매주 진행한 조사에서 지수는 꾸준히 100을 넘었다. 특히 지난달 마지막 주 지수는 148.7로 2006년 11월 첫째 주(157.4)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곤 8·2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주 95.7로 곤두박질쳤다.

세부적으로는 강남의 지수가 93.7로 강북(97.3)보다 매도세가 강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지수가 강북이 147.5, 강남이 150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강남이 더 크게 ‘팔자’세로 돌아섰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8·2 대책 발표 직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다주택자가 급매물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매도 우위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대책 발표 전 호가(부르는 값) 15억6000만원을 기록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112㎡의 경우 지난주 2건이 14억3000만원,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102㎡도 대책 발표 전 최고 13억8000만원을 호가하다 지난주 1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주 중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는 대책 발표 전 시세에서 4000만∼1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지만 매수세가 뜸하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과천을 포함한 경기도는 지수가 70.2를 기록했다. 전주(82)보다 매수세가 줄었다. 6월 마지막 주 이후 5주째 매수세가 늘다 8·2 대책 이후 반전했다. 지방에서 유일하게 매수 우위를 기록했던 세종시도 매수세가 크게 꺾였다. 지난 6월 첫째 주 매수 우위로 전환한 뒤 7월 마지막 주에는 서울보다 높은 168.4를 기록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104.8로 진정됐다. 여전히 ‘사자’ 움직임이 많지만 ‘팔자’ 흐름과 차이가 대폭 줄었다.

이런 분위기 변화는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의 아파트 가격 지수(2015년 12월 평균 가격을 100으로 설정하고 비교한 가격)는 전주와 같은 107.6을 기록했다. 올해 4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멈췄다. 세종의 아파트 가격 지수도 전주와 같은 103.3이었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 지수가 오르지 않은 건 5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서울·세종은 8·2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각각 40%로 제한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임채우 위원은 “8·2 부동산 대책 이후 전반적으로 거래가 소강 상태다. 입주 물량이 많거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아파트값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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