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문]①대형마트 계란에서도 검출..'나도 먹었을까' 불안감 확산

윤희일 선임기자 2017. 8. 1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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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커지는 ‘에그포비아’ 왜
ㆍ검출 6곳 중 5곳 친환경 인증…‘부자특란’ 비펜트린 21배

손길 바쁜 계란 선별 16일 경기 양주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직원이 기계를 이용해 계란 분류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출하 전 생산단계뿐 아니라 대형마트 등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던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발견되면서 ‘계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남양주 농가에 살충제 피프로닐을 판업체는 경기·강원 지역 다수 농가에 허가 없이 금지약품을 더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 6곳 가운데 5곳은 친환경 농장이다. “살충제 계란을 걸러내겠다”고 공언한 정부의 전수조사도 ‘허점투성이 속도전’ 시비에 휩싸이고 있다. 살충제 계란이 언제 어디서 발견될지 모르면서 정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정부는 이번 살충제 농약 파문이 17~18일을 고비로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유통 중인 계란 가운데도 ‘살충제 계란’이 있을 수 있다. 유통업체에서 계란을 수거해 검사해 보자.”

유럽지역의 ‘살충제 계란’ 파문이 국내를 강타한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통 중인 계란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식약처는 직원들을 전국 유통업체로 보내 대형마트, 계란수집판매업체, 집단급식소 등 전국의 유통업체에서 대량으로 유통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105개 제품을 수거해왔다.

검사 초기에는 ‘설마’ 하는 말들이 나왔지만,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비펜트린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던 계란 제품 중 ‘신선 대란 홈플러스’ ‘부자특란’ 등 2개 제품에서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해 검출된 것이다. 유통 중인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유럽발 살충제 계란 파문을 일으킨 피프로닐이 검출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비펜트린도 기준치를 초과하면 안되는 살충제 성분이기 때문에 충격은 컸다.

식약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해당 계란의 유통경로에 대한 역추적에 들어갔고, 문제의 계란이 충남 천안과 전남 나주의 농장에서 각각 생산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농가의 계란을 회수, 폐기처분했다. 나주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부자특란)에서는 기준치에 비해 무려 21배나 많은 비펜트린이 검출되면서 충격은 더욱 컸다. 이런 사실을 접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살충제 범벅 계란’이라는 말이 나왔다.

정부의 허술한 친환경 인증 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살충제 계란을 생산한 농가 6곳 중 경기 양주의 신선2농장을 빼면 모두 정부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펜트린이 기준치보다 21배나 높게 나타난 전남 나주의 산란계 농가도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로 확인됐다. 식품안전에 노심초사하며 친환경 마크가 있는 계란을 선택한 소비자들로서는 당국에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9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관리원이 업무를 전담했으나 2002년부터 민간업체가 참여하기 시작해 올해 6월부터는 민간업체가 모든 인증 업무를 넘겨받았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 업무는 60여개 민간업체가 맡고 있으며 농관원은 사후관리에 그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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