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지휘하고 싶어"

이재훈 2017. 8. 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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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남북한 연주자가 하나 되는, 말 그대로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가 생긴다면 다른 걸 포기하더라도 맡고 싶어요. 한국인으로서 가장 우선적인 일은 우리나라 문제죠."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정명훈 지휘자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기자간담회 및 리허설 언론공개행사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2017.08.16.suncho21@newsis.com

지휘자인 정명훈(64)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평소 꿈 꿔오던 남북한 연합 오케스트라에 대한 꿈을 다시 한 번 꾸고 있다. 정 지휘자는 16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면 한국에서 지휘를 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오는 18~19일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84명이 뭉친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정 지휘자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프로젝트성 연합 오케스트라다.

국내 오케스트라의 전현직 단원들과 해외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한국 연주자들이 뭉쳤다. 악장은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맡았고, 첼리스트 송영훈·이정란 등 유명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트럼펫의 알렉상드르 바티 등 정 지휘자와 해외 악단에서 호흡을 맞춘 걸출한 연주자들도 포함됐다. 향후 정 지휘자의 비영리 재단인 미라클오브뮤직이 중심이 돼 운영한다. 정 지휘자는 이 오케스트라가 남북한 평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 것이다.

정 지휘자는 "우리나라 음악가들이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역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인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정명훈 지휘자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기자간담회 및 리허설 언론공개행사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2017.08.16.suncho21@newsis.com

그의 남북한 평화를 위한 노력은 진작부터 진행돼왔다. 2012년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의 은하수관현악단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합동 공연을 지휘한 바 있다. 2015년 11월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평양에서의 공연을 추진했으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정 지휘자는 "통일의 꿈을 계속 살리기 위해서 음악가들끼리라도 한 목소리를 갖기를 원한다"면서 "단숨에 통일이 되는 건 어렵지만 (음악을 통해)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번 오케스트라는 정치와 거리가 먼 프로젝트에요. 저 역시 정치하고는 굉장히 거리가 먼 사람이죠. 하지만 나라를 위해서 일을 할 기회를 준다면 할 수는 있죠."

정 감독은 19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예정인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에 대한 큰 기대를 표했다. 그는 "베토벤의 힘은 일평생 넘쳐난 자유에서 나온다"면서 "저 역시 마음을 열어놓고 느끼는 와중에 음악의 표현이 됐어요. 그만큼 자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앞서 1997년 역시 프로젝트성 연합 오케스트라로 아시아 연주자들이 뭉친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결성한 바 있다.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도 이 오케스트라처럼 1년 내내 활동하는 '풀 오케스트라'가 아닌, 1년에 한두 번 가량 기회가 주어질 때 뭉치게 된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정명훈 지휘자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기자간담회 및 리허설 언론공개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8.16.suncho21@newsis.com

정 지휘자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아시안 필하모닉과 뜻이 비슷한 것이 많다"면서 "풀타임 오케스트라는 아니지만 이번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지휘자는 이와 함께 내년 1월 롯데콘서트홀과 함께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아 창단 연주회를 연다.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별도로 롯데문화재단과 함께 청년 연주자를 육성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정 지휘자는 "우리나라에 유스 오케스트라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젊은 연주자들이 꿈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말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갈등 등으로 예술감독직을 그만둔 정 전 감독이 한국 클래식음악계에서 더 이상 직책을 다시 맡지 않겠다는 뜻을 이날도 분명히 거듭해서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이제 책임을 맡는 등의 복잡한 일은 끝났다"면서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조금이라도 (한국 클래식음악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마음에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정명훈 지휘자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기자간담회 및 리허설 언론공개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8.16.suncho21@newsis.com

이번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콘서트의 첫째 날인 18일 공연이 관심을 끄는 건 정 지휘자와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이 서울에서 2년 4개월 만에 뭉치기 때문이다. 베토벤 협주곡 제5번 '황제'를 협연하게 된다.

과거 조성진은 서울시향과 협연을 통해 정 지휘자와 여러 차례 연주했다.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7월15일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시향 정기공연을 통해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할 예정이었으나 정 지휘자가 예술감독직을 내려놓으면서 무산된 바 있다.

조성진이 열세 살 때인 약 10년 전에 그의 연주를 처음 들었다는 정 지휘자는 "재주 있는 친구들의 연주를 많이 들었지만 조성진은 특히 놀랄 정도로 재주가 뛰어났다"면서 "일본에서도 같이 연주했는데 계속 발전하고 잘 한다.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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