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文대통령 "세월호 늘 기억"..울어버린 '유민아빠'
테이블마다 靑인사 배석..세월호 가족 "2기 특조위 재건해야"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16일 취임 뒤 처음으로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등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으로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 등 200여명을 초청해 면담했다.
오후 1시10분께부터 영빈관 입장을 시작한 세월호 가족은 모두 노란색으로 옷을 맞춰 입었다. 한 참석자가 입은 옷 가슴엔 '그리움 별이 되다', 다른 유가족의 등엔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헤드테이블 문 대통령 양쪽엔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미수습으로 남아 있는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배우자 유백형씨가 앉았다. '유민아빠' 김영오씨, 김성욱 희생교사 대표, 김종기 4·16 가족협의회 사무처장 등도 이 테이블로 안내됐다. 행사 전부터 일부 유가족은 눈물을 보였다.
세월호 가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각 테이블엔 수석비서관급에서 행정관급까지 청와대 관계자들이 포진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행사장 뒤에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 부제인 '304명 희생된 분들을 잊지 않는 것, 국민을 책임지는 국가의 사명입니다'라는 문구는 연단 좌우 대형 모니터에 세월호 노란 리본 모양과 함께 표시됐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소회를 묻자 "우리가 그간 얼마나 애썼나. 3년이나 노숙하고 단식하고 그렇게 만나달라고 분수대 앞 광장에서 시위하고, 정말 빌었다"며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었는데.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또 "지금은 그 응어리가 터지는 것 같다. 너무나 감격스럽고 고맙고, 그런데 울면 창피하니까 입술을 깨물고 참고 있다"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그렇게 우리 말 좀 들어달라고, 아픈 사람 목소리 좀 들어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만나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1시30분 영빈관에 들어서자 한 참석자가 "박수 한번 치시죠"라고 말하며 행사장엔 박수소리가 울렸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자신 오른편의 전명선 위원장은 포옹하며 위로를 전했다.
침통한 표정의 문 대통령은 코끝이 빨개진 채로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 머리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세월호의 진실규명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유가족 말씀이 끝나면 국회에서 할 일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김철민 박주민 의원이 답변할 부분이 있으면 해주고, 정부가 해야할 일은 해양수산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이 답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을 대표해 박혜영 정부자씨는 문 대통령에게 노란 보자기에 싼 액자와 약전, 보석함을 선물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들 한명 한명에 대한 기억을 담은 기록"이라며 액자를 들어보였다.
그는 정부자씨가 "이것은 세월호 약전"이라고 설명할 때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안다. 제가 처음 나왔을 때 페이스북에 이것을 읽은 소감을 올린 적이 있는데 다시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보석함에 대해선 "어머니들이 한분한분 손작업으로 직접 만든 이것은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기념품 같다. 마음 잘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명선 위원장은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응당한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박근혜정부가 불법부당하게 자행한 수사방해와 은폐조작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강력한 법적 조사기구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은 바로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재건"이라며 "최근 정부차원 조사기구를 논의하며 노력해온 취지와 힘을 온전히 2기 특조위에 집중해 독립적이고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가진 국가차원 조사기구로 진상을 제대로 밝힐 수 있게 정부가 적극 협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변화의 길에 문 대통령과 정부가 앞장서주길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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