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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지역 유통가·식품업계 덮친 ‘에그 포비아’

양계 관련 전 식품으로 소비자 불신 확산...매출 타격 우려

(충북ㆍ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2017-08-16 15:48 송고
국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며 전국적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16일 오후 전북 장수군 전라북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주무관들이 수거한 계란을 검사하고 있다. 시험소 이성재 사무관은
국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며 전국적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16일 오후 전북 장수군 전라북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주무관들이 수거한 계란을 검사하고 있다. 시험소 이성재 사무관은 "인력은 부족하지만 농식품부 계획대로 17일까지 검사를 완료해 조기수습으로 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 시키도록 하겠다"며 대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2017.8.16/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살충제 계란’ 공포가 지역 유통업계까지 패닉으로 몰아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전국 산란계 사육농장에 대한 1차 살충제 전수조사에서 강원도 철원 '지현농장'과 경기도 양주시 '신선2농장', 전남 나주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기준치보다 높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살충제 계란 검출 농가는 전국 6곳으로 늘었다.

이른바 ‘에그 포비아(계란공포증)’가 확산되면서 지역 양계농가는 물론 관련업계도 패닉에 빠졌다.

특히 계란은 온 국민이 섭취하는 가장 보편적 먹거리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심각성을 더한다.

충북도 역시 전날부터 도내 78개 산란계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농가별 계란 20개를 무작위로 채취해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결과는 17일 오전 중 나올 예정이다.

무항생제 미인증 29개 농가는 충북도 축산위생연구소에서, 49개 인증 농가는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들 농가에서는 모두 408만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고 있다.

이미 ‘판매 중지’라는 초강경 대책에 들어간 지역 대형마트 3사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 지역 산란계 사육농가에서는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안전성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양계 사육농가다.

이번 사태가 양계류 전반에 대한 먹거리 불신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한 양계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들이 유해물질 확인을 위해 달걀을 수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던 중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A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Fipronil)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15일 밝혔다. 경기 광주시 B 산란계 농가에서는 또 다른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Bifenthrin)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2017.8.1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한 양계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들이 유해물질 확인을 위해 달걀을 수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던 중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A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Fipronil)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15일 밝혔다. 경기 광주시 B 산란계 농가에서는 또 다른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Bifenthrin)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2017.8.1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박재철 대한양계협회 충북도지회장은 “지역 산란계 농가에서는 살충제 성분 검출 농가가 (우리)지역에서 나오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보다는 소비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지는 않을지 더 우려하고 있다”면서 “또 당장 출하중단 사태에 문제가 없는 농가의 계란까지 유통 길이 막히면서 물량을 비축할 곳이 없어 더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는 다소 비껴나 있는 치킨업계도 우려하긴 마찬가지다.

아직 살충제 파문이 계란에 국한돼 있지만, 혹시 닭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매출이 떨어지지 않을까 근심하고 있다.

청주 모충동의 한 치킨가게 점주 이모(56)씨는 “가뜩이나 장사도 안돼는 상황에서 이런 일까지 겹쳐 답답하다”면서 “아직 주문자체가 줄거나 매출에 크게 영향은 없지만, 과거 AI때를 비쳐보면 어떻게든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한숨 쉬었다.

당장 계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제과·제빵업계는 이미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유통기한이 짧은 계란 특성상 출하 중단이 장기화되면 제품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 상당구 한 제빵업계 관계자는 “계란의 경우 제품 신선도 문제로 하루 이틀 분밖에 비축해 놓지 못한다”며 “더욱이 여름에는 그 주기가 더 짧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재고량으로 당장 내일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출하중단이 계속된다면 계란을 주원료로 하는 빵 생산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cooldog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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