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모래섬 '풀등'이 사라진다

송명희 2017. 8. 1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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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다가 하루에 두 번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한 모래섬, '풀등'이라고 부르는데요,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서해 대이작도 앞 풀등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해 바다 가운데에 거대한 금빛 융단이 펼쳐졌습니다.

매끈한 모래섬 위로 파도가 남긴 흔적이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녹취> "파고에 따라 모래가 움직이다가 쌓인 현상이에요."

썰물 때만 나타나는 바다 생물의 산란터 '풀등', 생태적 가치가 높아 해양생태계 보호구역으로도 지정돼 있습니다.

이 풀등은 하루에 6시간 정도만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10년 전 1.8 제곱킬로미터나 됐던 면적이 지금은 해가 갈수록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 "풀등이 넓기도 했지만 높기도 했어요.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이 이쪽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주변 해역에서 바닷모래를 채취하는 게 원인입니다.

지난 30년간 퍼낸 모래가 무려 2억 8천만 세제곱미터, 남산의 6배나 되는 규몹니다.

<인터뷰> 최중기(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명예교수) : "주변에 웅덩이들이 대량으로 형성되니까 그 웅덩이로 모래들이 쓸려 들어가서 높이가 비슷하게 되니까 풀등의 높이는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고…."

모래 채취 허가는 올해 말에 만료될 예정이지만, 옹진군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모래를 퍼가도록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군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인천시 옹진군 관계자(음성변조) : "예정지 지정을 해달라고 사업자가 저희한테 신청한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골재채취법에 따라 인천시에 신청을 한 거고요."

환경단체들은 이대로 가면 20년 안에 '풀등'이 사라길 것이라며, 모래 채취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송명희기자 (thimb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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