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살충제 계란’ 가격파동이 더 걱정이다

  • 등록 2017-08-16 오전 6:00:00

    수정 2017-08-16 오전 6:00:00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전국 대형마트에서 계란 판매가 중단됐다. 경기도 친환경 산란계 농장의 출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다. 유럽에서 파문이 일고 있는 ‘살충제 계란’ 사태가 그대로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담당 공무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던 중 이런 사실이 확인됐기에 다행이다.

정부가 전국의 모든 산란계 농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행키로 했지만 살충제 계란이 이미 시중에 유통됐을지도 모른다는 점이 걱정이다. 경기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검출된 피프로닐은 반복적으로 섭취할 경우 간장·신장 등 장기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는 독성 물질이며, 비펜트린도 미국환경보호청(EPA)에 의해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더구나 피프로닐은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돼있을 뿐 닭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최근 몇 해 동안 여름철 기상이변이 이어지면서 미리부터 예고된 사태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폭염 현상으로 산란계 농장에서 닭 진드기가 번지게 됐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살충제를 뿌릴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살충제를 사용할 때는 축사 소독용으로만 국한해야 하지만 번거로움을 피해 닭이 들어 있는 닭장 속에 직접 뿌린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이런 식으로 닭의 체내에 축적된 살충제 성분이 계란을 통해 배출된 것이다. 닭장에 묻어 있던 잔류 성분이 계란을 오염시켰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부가 살충제 사용에 대해 거의 손 놓고 있었던 점에 있어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상반기 중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모두 2390차례나 검사를 실시하고도 살충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 살충제 계란이 발견됨으로써 정부 검사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게 됐다. 이번 사태로 가뜩이나 수급이 불안정한 계란값이 더욱 치솟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가격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위생안전 문제가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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