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임기영, 4회 조기강판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4회 교체되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선발진이 수상하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리그 최강선발로 불렸는데 왼손 에이스 양현종(29)을 제외하면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승리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이 밸런스 붕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일어 후반기 막판 레이스에 변수로 떠올랐다.

KIA 선발진은 지난 14일 현재 팀 승리(67승)의 71.6%(48승)를 책임졌다. 다승 선두 양현종이 16승, 2위 헥터 노에시가 15승으로 선발승의 65% 가량을 둘이 수확했다. 리그 전체에 10승 투수가 단 7명뿐이고 10개구단 중 10승 투수 두 명을 보유한 유일한 팀이지만 전력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팀내 다승 2위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임기영과 마무리 임창용(각 7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원-투 펀치로 버티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5선발은 왼손투수 정용운이 10차례 선발에서 3승, 김진우가 7번 선발등판해 1승을 따낸 것을 제외하면 7차례 마운드에 오른 ‘다른 5선발’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KIA의 5선발 전체로 보면 24경기에서 4승을 거둔게 전부다.

개막후 6월까지 76경기에서 38승을 쓸어담은 선발진은 7월 1일부터 치른 29경기에서 10승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동안 양현종이 6승, 헥터가 3승을 각각 거둬 둘을 제외하면 사실상 선발진이 전멸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두산이 선발승으로만 16승(32경기) 넥센이 15승(34경기)을 따냈다. 타선 폭발력과 강력한 원-투펀치가 가져온 KIA의 강한 선발 착시효과가 후반기들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정규시즌 우승을 넘어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려면 남은 경기에서 선발진 재건이 반드시 필요하다.

[SS포토] 16승 거둔 양현종 \'웃음이 절로\'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위해 도열하며 웃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문제는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어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졌다는 데 있다. 수준급 선발투수가 하늘에서 떨어질리 만무하다. 있는 선수들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기댈부분은 있다. 김세현이 가세해 이른바 ‘트리플 스토퍼’를 구축했다는 점, 왼손 심동섭과 사이드암 박진태 등이 올해 이기는 경기를 통해 버티는 힘을 키웠다. 7월이후 불펜 방어율 4.12로 3위에 올라있다는 점은 전반기에 선발진이 짊어지고 가던 부담을 덜 여지가 생겼다는 의미다. 그동안 KIA 선발진은 모두가 양현종이나 헥터만큼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겼다. 밸런스 붕괴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임기영이 대표적인 예다. “아무생각없이 던지는 게 강점”이라고 자평한 표정부터 “꼭 막아야 한다. 이겨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불필요한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특유의 여유와 호흡을 잃은채 강하고 정확하게 던지는 것만 집중했다.

선발투수들 스스로 ‘승리’에 대한 무게를 벗어야 한다. 불펜이 좋아졌고 타선 응집력이 여전하기 때문에 상대와 대등한 경기만 만들어주면 된다. 시즌 막판 레이스에서는 선발투수의 완투, 완봉승보다 구성원 각자가 제 역할을 해 팀이 목표한 승 수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운드 위에서 자주 웃던 양현종과 헥터부터, 전반기 내 보여준 리듬과 호흡을 찾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KIA가 맞춰야 할 가장 중요한 퍼즐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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