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납품업체 인건비까지.. 영업 위축될 것" 업계 볼멘소리

김기환 입력 2017.08.13. 18:44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도 높은 '유통갑질 대책'에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입지 제한과 의무휴업 등 대형 유통시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유통업법 적용 대상 확대, 납품업체 종업원 인건비 분담 등을 골자로 하는 이번 대책이 발표되자 유통업계는 더욱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인사권 없어 비현실적 대책" 비판/ 시식 등 마케팅 행사 축소 불가피/"온라인 유통업체만 유리" 지적도/ TV홈쇼핑·SSM '집중점검'에 긴장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도 높은 ‘유통갑질 대책’에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입지 제한과 의무휴업 등 대형 유통시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유통업법 적용 대상 확대, 납품업체 종업원 인건비 분담 등을 골자로 하는 이번 대책이 발표되자 유통업계는 더욱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공정위가 13일 발표한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납품업체 간 거래관행 개선 방안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납품업체 종업원 인건비 분담의무 신설 등 전방위적인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이 담겨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겉으로는 “당국의 대책에 따라 개선할 부분은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은 이미 예고됐던 내용이라 특별히 새로울 게 없지만, 납품업체 종업원에 대해 대형유통업체가 인건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 등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인건비라는 것은 채용, 업무지시, 인사권 행사 등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것인데 현재 파견 근무하는 직원은 입점업체 소속이라 유통업체는 그들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다”며 “유통업체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도 “시식 행사 등을 진행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은 주로 신제품 홍보 등 제조업체 측의 필요 때문에 파견된다”며 “유통업체가 이들의 인건비를 분담해야 한다면 시식행사 등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제조업체 파견직원의 인건비까지 부담하게 되면, 시식 등 마케팅 행사나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의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새로 만들려면 성장을 해야 하는데 자꾸 규제만 강화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들이 쏟아지고, 검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대책은 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 대형 유통시설에 초점이 맞춰졌다.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은 “점점 더 온라인 유통업의 경영 환경만 유리해지고 있다”며 “업태 간에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공정위는 내년 집중점검 대상을 TV홈쇼핑과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선정했다. SSM에 대한 공정위의 점검은 이번이 처음이며, TV홈쇼핑에 대해서는 2015년 불공정행위를 조사해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홈쇼핑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의 경우 공정위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관리·감시를 받는다”며 “규제 기관도 많고 조사 빈도도 잦아서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