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中경제제재..북핵해결·G2견제 '일석이조' 노린다

입력 2017.08.13. 18:09 수정 2017.08.1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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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법 301조 적용에 "대북제재 압박" vs "북한빌미 견제"
현지언론 "대북정책 일부"..美 관리들은 상관관계 부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북미갈등이 최고조에 오른 시점에 미국이 중국에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들자 여러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중국에 대북제재를 압박하려는 조치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으려는 개별 조치일 뿐이라는 해명, 북한을 빌미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라는 견해도 뒤섞여 나타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날 통화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지적 재산권 침해 등 중국의 무역관행에 대해 조사를 지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곧 무역법 301조에 따라 조사를 시작할 예정으로 나중에 중국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제재가 이뤄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천문학적인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지적하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취임 후에 북핵문제가 악화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해지자 중국과 현안을 논의할 때 안보와 무역을 수시로 연계하는 태도를 노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정책 결정에서도 그런 행보가 관측됐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추진한 백악관은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서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자 조사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지닌 중국의 협조로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킬 수 있었다.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대북제재에 협조하면 통상현안에 관대해질 수 있다고 직설적으로 밝힌 적도 있었다.

그는 지난 10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때 "중국이 (북핵문제에서) 우릴 돕는다면 무역에 대해 매우 다르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의 이런 행보가 중국에 접근할 때 안보와 무역을 분리하던 전직 대통령들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한 시점에 미국이 마찰이 불가피한 경제제재를 꺼낸다는 사실에 따로 의미를 부여했다.

NYT는 중국을 압박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결정적인 지점'에 이르렀다고 해설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북한 때문에 중국을 압박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중대한 전환점'을 찍었다고 관측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가 북핵억제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압박이라고 요약했다.

안보 전문가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제재 검토는 중국에 대북제재와 관련해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우방이자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협조하면 북핵문제가 풀릴 것으로 봤으나, 최근 "중국이 더 해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제작 최자윤]

이처럼 현지언론과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을 향한 경제제재 카드를 미국 대북정책의 일부로 보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관리들은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

무역법 301조의 적용이 양국 무역관계의 불공정한 면을 시정하기 위한 시도일뿐이라며 북핵 문제와 연계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한 미국 고위관리는 기자회견에서 "이것(북핵문제와 대중 통상제재)들은 완전히 관계없는 사건"이라며 "무역은 무역이고 국가안보는 국가안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양국이 분쟁의 시기로 나아가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이는 양국의 비즈니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빌미로 최대 라이벌이자 위협인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통상제재 검토가 북핵문제 비협조를 명목적 이유로 들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세력확장을 저지하려는 시도라는 주장이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중국 전문가인 윈 쑨 연구원은 NYT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부는 미국이 지구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북한이 아니라 경제대국인 중국을 진짜 라이벌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자국이 미국에 가장 큰 전략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확신 아래 행동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제재나 도발 등 압박을 취하기 위해 북핵문제를 미끼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