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人4色 다자구도 국민의당 전당대회, 판세 가르는 변수 셋
안철수·정동영·천정배 3파전에 이언주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호남과 비호남, 친안 대 비안 양자대결 판세 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당의 정체성 노선과 후보간 막판 단일화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 믿었던 반장 친구의 '배신'…安 과반 확보 빨간불
안철수 전 대표와 정동영, 천정배 의원에 이어 급식 노동자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언주 의원이 11일 당권 경쟁에 가세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돼 당초 최고위원 출마가 예상됐던 이 의원은 "이 당의 창업자이자 대통령 후보였던 안 전 대표를 단순히 돕는 게 아니라 강력하게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반장 친구는 반장 선거 못 나오냐"고 선거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중도 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이 의원의 출마로 결선투표 없이 과반 득표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안 전 대표측에는 비상이 걸렸다. 안 전 대표측은 "후보자들이 많이 도전하는 게 우리측에 좋은 상황은 아니다"며 "당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가 4파전 구도로 정리되면서 결선 투표의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각 후보에게 표가 분산될 경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후보가 많아지다보니 한 후보의 과반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결선 투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후보간 연대와 단일화가 결선투표행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동영과 천정배 의원 간 단일화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렇다할 움직임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정동영 의원측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캠프 내부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본격적인 논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만약 손을 잡게 된다면 같은 호남 지역인 천 의원측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호남' 절대반지를 쥐는 자는 누구?
24만 당원 중 절반에 달하는 12만 호남 민심을 누가 얼마나 가져오느냐도 승리의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0일 당사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광주로 내려갔다. 경선 후보 등록 후 첫 행선지로 호남을 택한 그는 "누가 당을 개혁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지역을 순회한 천정배 대표도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로 내려가 호남 구애 경쟁을 폈다.
그는 "안철수 전 대표의 극중주의는 확실하게 보수로 가겠다, 호남 없는 국민의당으로 보인다"며 "모든 정치생명을 걸고 호남 없는 국민의당, 호남이 들러이서는 국민의당을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의원도 11일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존 인물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를 참배한 뒤 장흥과 광주 지역위원회를 찾아 당원간담회를 진행하며 세를 과시했다.
◇ 좌우 아닌 극중주의…"국민 삶 위해 아래로 내려가자" 노선 경쟁도 치열
대선 패배 후 이유미 증거조작 사건으로 내홍을 치르면서 존폐의 기로에 선 국민의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당의 정체성 경쟁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안 전 대표는 극좌도 극우도 아닌 '극중(極中)노선'을 내걸었다. 그는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중도노선을 행동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 의원은 "선명한 개혁 야당"의 길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어중간한 중간 야당에서 선명한 개혁 야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자인 안철수 전 대표의 '극중주의'를 겨냥하면서 "보수와 진보, 왼쪽 오른쪽 가운데가 아니라 국민 삶이 있는 아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안 전 후보의 극중주의가 보수일변도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고 뛰어넘는 것이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11일 오후 6시까지 8.27 전당대회 출마자 후보 등록을 진행했다. 당대표 선거와 별도로 2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이동섭 의원을 비롯해 장진영 동작을 지역위원장 등 5명이, 당연직 최고위원인 청년위원장에는 4명, 여성위원장에는 2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당은 전국 순회 합동유세 대신 후보자간 TV 토론을 8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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