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할머니들 전범기업 상대 소송 일단락

구용희 2017. 8. 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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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11일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김재림(87·여) 할머니, 고 오길애 할머니의 동생 오철석(81)씨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8.11. sdhdream@newsis.com

"피해자 대부분 고령···대법 확정판결 조속히 이뤄져야"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제72주년 8·15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일제시대 때 미쓰미시중공업 등 전범기업에 끌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린 광주·전남지역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일단락됐다.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광주법원에서 진행된 이번 소송은 총 3건, 소송 참여자는 11명이다.

2012년 제기된 1차 소송은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 계류중이며, 2·3차 소송은 지난 8일과 11일 1심 선고가 이뤄졌다.

소송을 이끈 시민단체와 변호사들은 대법원에 수년째 계류 중인 해당 사건에 대한 확정 판결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3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등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 지역에 신고된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유족 포함)는 지난해 기준 광주 16명·전남 29명 등 총 45명이다.

이중 미쓰비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와 유족은 모두 11명이다.

소송은 1·2·3차로 나뉘어 진행됐다.

양금덕 할머니 등 5명이 참여한 1차 소송은 2012년 10월 제기됐다.

다음해인 2013년 11월 광주지법은 미쓰비시는 원고들에게 1인당 1억5000만원씩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015년 6월 이뤄진 항소심 재판에서도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현재는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김재림 할머니 등 4명이 참여한 2차 소송은 2014년 2월 시작돼 지난 11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지난 8일 승소한 3차 소송에는 김영옥 할머니 등 2명이 참여했다. 3차 소송은 2015년 5월 제기됐다.

전국적으로는 총 15건의 관련 소송이 진행중이며, 이중 3건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잇따르는 승소 판결에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70여년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소송을 이끈 시민단체와 변호사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대법원의 판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고령의 당사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11명 중 생존 피해자들은 총 8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86.8세이다.

양영수·김성주 할머니는 88세이다. 이동련(87)·박해옥(87)·김재림(87)·심선애(87)·양금덕(86)·김영옥(85) 할머니 등도 85세를 넘겼다.

할머니들 대부분은 지병 등을 앓고 있으며, 요양병원 등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 평균 연령은 90세를 육박할 것"이라고 시민모임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은 이 문제에 대한 한·일 정부간 해결책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신속한 판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민모임 이국언 대표는 "확정 판결 지연의 이면에는 일본과의 마찰, 외교적 갈등을 피하려는 정치·외교적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법원이 오랫 동안 깊이 생각하는 듯한 모습 자체가 일본 정부나 기업들에게 잘못된 신호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판결이 계속해 미뤄진다면 그 동안의 성과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권리행사 기회마저 박탈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정신대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광주시민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일제 식민시절 문제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역에 강제 징용 관련 자료와 진상 규명 노력을 담은 역사관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아시아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년 5~6월 광주·전남·대전·충남 지역에서 당시 13~15세 어린 소녀 약 300명을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했다.

이들은 해방이 될때까지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중노동을 강요당했다. 광주·전남에서 동원된 6명의 소녀들은 1944년 12월7일 발생한 도난카이 지진 당시 목숨을 잃기도 했다.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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