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잔재] ① "서울 지명 35%가 일본식"..여전한 창지개명 상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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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2주년을 맞았습니다. 일장기가 철거되고 전국에 태극기가 휘날렸던 그 날부터 세월이 이만큼이나 흘렀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36년 지배 동안 한국인의 삶에 스며든 일제 잔재를 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억압된 그 세월은 절대 짧지 않았나 봅니다. 아직도 전국 곳곳의 지명이 일본식으로 불리고 일상 속 말투에 일본식 단어가 섞입니다. 광복절을 맞아 무심코 스쳐 갔을 일본식 잔재를 알리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기획물 2편을 송고합니다.]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은 "예전 우리 조상들이 지은 지명을 보면 익살과 정감이 넘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났다"며 "광복된 지 7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 이름을 되찾지 못하고 일본식 지명으로 불리는 동네를 보면 너무 안타깝다. 하루빨리 제 이름을 찾아 곳곳에 스며든 일본식 잔재를 청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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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땅이름학회 "하루빨리 곳곳에 스며든 잔재 청산해야"
[※ 편집자 주 = 광복 72주년을 맞았습니다. 일장기가 철거되고 전국에 태극기가 휘날렸던 그 날부터 세월이 이만큼이나 흘렀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36년 지배 동안 한국인의 삶에 스며든 일제 잔재를 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억압된 그 세월은 절대 짧지 않았나 봅니다. 아직도 전국 곳곳의 지명이 일본식으로 불리고 일상 속 말투에 일본식 단어가 섞입니다. 광복절을 맞아 무심코 스쳐 갔을 일본식 잔재를 알리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기획물 2편을 송고합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우리 낙원동에서 점심 먹고 인사동 가서 데이트하자. 밤에는 동숭동 가서 공연 보는 게 어때?"
친구나 연인 사이에 흔히 쓸 법한 이 제안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민족의 아픈 역사가 스며있다.
1910년 조선 국권을 강제 침탈한 일본제국은 국토의 고유 명칭을 일본식으로 바꾸는 이른바 '창지개명'(創地改名)을 추진한다.
흔히 알려진 '창씨개명'과 같이 조선 민족정신을 말살하고 일본과 동화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일제는 '행정구역 폐합 정리'라는 명분으로 조선의 군 97개, 면 1천834개, 리·동 3만4천233개 이름을 지우거나 다른 명칭으로 바꿨다.
이 만행으로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동안 뿌리내린 숱한 고유지명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복숭아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은 '복삿골', 대추나무를 본떠 지은 '대춧말', 풀이 무성해 불린 '서래', '서리풀이' 등 순우리말로 지어진 지명은 억압된 세월 속에 희미해져 갔다.
광복 이후 정부는 지워진 우리 국토 이름을 되찾기 위해 관련 사료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일제가 한반도가 토끼 모양을 닮았다는 이유로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일대에 붙인 장기갑(岬)을 '호랑이 꼬리'를 뜻하는 호미곶(虎尾串)으로 바꾸는 등 나름 성과를 거뒀다.
일제가 마음대로 붙인 행정구역 정(町)도 '우물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인 곳'을 의미하는 동(洞)으로 바꿨다.
그러나 억압된 36년의 세월 동안 굳어진 지명을 모두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땅이름학회에 따르면 광복 72주년을 맞은 현재도 창지개명 주 희생양이 된 서울은 지명 30%가 일본식으로 쓰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필수코스인 인사동과 낙원동, 예술가 거리로 이름난 동숭동 등 많은 지명이 일제 잔재로 남아 있다.
전국적으로도 숱한 지명에 일본식 잔재가 스며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제대로 된 분석자료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한국땅이름학회는 지금이라도 일본이 제멋대로 명칭을 붙인 지역을 찾아 제 이름을 되찾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은 "예전 우리 조상들이 지은 지명을 보면 익살과 정감이 넘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났다"며 "광복된 지 7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 이름을 되찾지 못하고 일본식 지명으로 불리는 동네를 보면 너무 안타깝다. 하루빨리 제 이름을 찾아 곳곳에 스며든 일본식 잔재를 청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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