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콘텐츠 무료로..日 개그맨 출신 동화작가의 도전

구유나 기자 2017. 8. 1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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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깊은 절벽 아래에 있는 '굴뚝 마을'.

이젠 아무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지만, 마을의 돌연변이인 '쓰레기 인간' 푸펠과 소년 루비치 만큼은 다르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던전에서 만난 니시노 아키히로(西野亮廣·37)는 "('굴뚝마을의 푸펠'은) 자신의 꿈을 말하면 비웃음 당하는 요즘 세태와도 닮았다"며 "어린이부터 나이 드신 분까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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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마을의 푸펠' 한국 출간..아티스트 35명, 크라우드 펀딩 1만명 참여
'굴뚝마을 푸펠'의 저자 니시노 아키히로. /사진=소미미디어


깊고 깊은 절벽 아래에 있는 '굴뚝 마을'. 이곳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늘 연기가 자욱하다. 이젠 아무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지만, 마을의 돌연변이인 '쓰레기 인간' 푸펠과 소년 루비치 만큼은 다르다. 이들은 '구름 너머'에 있다는 별을 찾아 고개를 들어 하늘을 꿈꾼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던전에서 만난 니시노 아키히로(西野亮廣·37)는 "('굴뚝마을의 푸펠'은) 자신의 꿈을 말하면 비웃음 당하는 요즘 세태와도 닮았다"며 "어린이부터 나이 드신 분까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키히로는 일본의 유명 개그 콤비 '킹콩'의 멤버다. 그림은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지만 늘 좋아했다. 12년 전 일본의 '국민 MC' 타모리(본명 모리타 카즈요시)와 술을 마시다가 "그림 그려보지 않을래"라는 제안에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동화책의 매력에 빠졌다. 지난 5월 국내 출간된 '굴뚝마을의 푸펠'(이하 '푸펠')은 벌써 4번째 동화책이다.

'푸펠'의 제작 과정은 독특하다. 4년 동안 35명의 일본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일반적인 동화책 작업과 달리 애니메이션처럼 각본과 콘티를 쓰고 인물, 건물, 배경 등을 나눠서 그림을 그리는 철저한 '분업제'다. 아키히로는 감독을 맡아 모든 작업에 참여했다. 제작비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만명으로부터 5600만엔(약 5억9000만원)을 모았다.

'희망'과 '꿈'을 말하던 아키히로는 때때로 '디즈니 타도'를 외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말하자면, 디즈니는 시험에서 매번 95점을 받는 학생"이라며 "우등생이 96점을 받는 것보다는 빵점 받던 학생이 50점을 받는 게 더 짜릿하고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히로가 말하는 '푸펠'의 강점은 '저작권'이다. 저작권은 아키히로에게 있지만 누구나 어떤 용도로든 '푸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푸펠' 삽화와 글이 모두 올라와 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다들 가위바위보 하시죠. 여기에 저작권이 있었다면 이렇게 많이들 했을까요? 푸펠을 2차 가공했다는 건 어쨌거나 푸펠을 봤다는 거잖아요. 저작권을 개방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푸펠을 보고 제작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키히로를 향한 비판도 있다. 애초에 개그맨으로서의 유명세가 없었다면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할 수 없었을 테고, 동화책이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 결국 유명세가 없는 창작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아무도 하지 않은 큰 모험을 하는 사람들은 비난과 비판을 받기 마련"이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저는 그때그때 제가 좋아하는 걸 하는 거라서요. 개그도, 동화도요. 저한테 제일 중요한 건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신나게 웃으면서 일하는 거예요."

아키히로의 목표는 '푸펠'을 최대한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것. 이미 2019년 개봉을 목표로 '푸펠' 애니메이션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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