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 박기영, "현대판 화형 당한 것 같다"

장회정 기자 입력 2017. 8. 12. 23:56 수정 2017. 8. 1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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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1일 자진 사퇴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SNS를 통해 “현대판 화형을 당한 것 같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본부장은 12일 페이스북에 “이번주 월요일 오후에 임명 소식을 듣고 밤늦게까지 쓰던 논문 정리하면서 기자들 전화받아 설명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박 전 본부장은 “나는 단연코 황우석 사건의 진범도, 공모자도 아니다”라며 “줄기세포를 대상으로 생명과학의 사회적 영향과 국가적 관리방안에 대해 한 꼭지 참여해서 연구했던 것”이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이번 언론의 마녀사냥을 보면 어느 덧 사기극의 주범이 되어있었다”며 “여론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서울대 교수들이 내가 주범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싶다”고도 했다. 글에 따르면 박 전 본부장은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한번도 조사받지 않았다고 한다. 논문 공저자 논란에 관해서는 “실험을 직접하지 않아서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공저자 내부기준을 세워 넣겠다는데 굳이 사양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동의했다”며 “지금도 그 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대답할 것을 그러지 못한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박 전 본부장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만 처벌 받는 것이 정의”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마녀사냥하는 것은 성숙한 정의사회가 아니다”라며 현재 심정을 토로했다.

박기영 전 본부장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갈무리

박 전 본부장의 글이 알려진 것은 언론인 출신인 고일석의 마케팅글쓰기 고일석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박기영 사태에 대한 사후 검증’이라는 글에 박 전 본부장이 “제가 박기영입니다. 사실을 분석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합니다”라며 “제가 제 페북에 올린 나름대로 이 사태를 분석한 글입니다”라며 자신의 입장을 게재하면서다. 댓글 형식으로 붙여진 박 전 본부장의 글은 “현대판 화형을 당한 거 같다. 머리는 말똥말똥하고 잠도 안오고 배도 안고프고 모든 신경이 마비된 것 같다”로 끝을 맺는다.

박 전 본부장은 글을 올린 지 약 3시간 후 “서울대 교수들이야 말로 적폐죠. 황우석 교수도 역시 서울대 출신이구요. 검증 못한 1차 책임이 서울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과 참여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려는…”이라는 댓글에 “정말 바로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라는 댓글을 추가하기도 했다.

<장회정 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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