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입 당시 미군 장병 행동 부적절"..주한 미8군 사령관 사과

백경열 기자 2017. 8. 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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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드 장비 기습 반입과 배치가 이뤄진 지난 4월 주한미군 장병 한 명이 항의하는 주민을 보고 웃은 행위에 대해 미군이 공식 사과했다. 토머스 밴달 주한 미8군 사령관은 국방부 관계자와 함께 이날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김천 주민을 만나 직접 사과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토머스 밴달 주한 미8군 사령관이 12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 내 회의실에서 전자파·소음 측정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 사드 반입 당시 미군 장병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토머스 밴달 사령관은 12일 사드 기지에서의 전자파·소음 측정 작업에 앞서 기지 내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배치 당시 미군 한 장병이 한 실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 배치는 한미 정부의 합의 사항인 만큼 장병들은 시위대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해당 병사는 큰 규모의 시위대를 처음 마주했을 때 놀랐고 굉장히 어리다 보니 그런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본심은 그게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밴달 사령관은 “미 장병은 전문성을 키우는 교육을 받는다. 시위대와도 직접 접촉하지 않고 도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돼 있다”면서 “당시 (웃음을 지은) 장병은 초임이었기에 교육을 다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과 성명을 발표한 이후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김천 주민과 단체는 밴달 사령관의 사과 소식을 접한 뒤 논평을 내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관련 환경조사와 함께 미군이 사과한 것은 불법적 사드배치 절차를 정당화하려는 꼼수”라면서 “배치된 사드를 철수한 뒤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주·김천·원불교를 패싱(PASSING)한 미군의 사과는 의미가 없을뿐만 아니라 가식적인 요식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28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 8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반입 당시 주한미군 한 장병이 보인 행동에 대한 사과와 사드 철거 등을 요구하고 있다.|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원회 제공

지난 4월26일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 등이 반입될 당시 한 미군은 주민을 향해 웃으며 스마트폰 카메라로 영상을 찍어 주민 반발을 샀다. 성주 주민 등은 사드 장비가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를 지나갈 때, 경찰에 의해 통제당한 채 항의하는 주민을 바라보고 웃으면서 영상을 찍은 미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다음 날(27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하고 28일 이를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 ‘웃고 영상 찍는 미군, 소성리 할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3분24초 분량의 동영상이다. 사드 장비 반입 당시인 지난 26일 오전 6시50분쯤 주한미군이 사드 장비를 실은 트럭 등을 타고 성주골프장에 올라가는 장면을 담았다.

동영상 속에는 트럭 조수석에 타고 있는 한 미군이 웃는 듯한 표정을 한 채 휴대전화를 주민들을 향해 들고 있다. 이를 두고 사드 배치 반대 단체는 “마치 식민지에 온 듯한 점령군의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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