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신문 1면엔 나오지 않은 EPL 영입 소식 (4편·끝)

안영준 2017. 8. 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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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름, 신문 1면엔 나오지 않은 EPL 영입 소식 (4편·끝)



(베스트 일레븐)

(3)에서 계속

늘 그래왔듯,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공이 굴러가지 않는 휴식기 동안에도 연일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다. 신문 헤드라인을 커다랗게 장식하는 슈퍼스타들의 이적 소식 때문이다. 로멜로 루카쿠는 활자의 오타를 의심할 만큼 급작스럽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연결되었으며,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유럽 정상에 섰던 알바로 모라타는 첼시의 2연패라는 새로운 임무를 맡고 런던으로 왔다. 이 밖에도 벤자민 멘디·알렉상드르 라카제트·모하메드 살라·안토니오 뤼디거 등이 신문 1면에 환하게 웃는 얼굴을 비추며 자신의 새 소속 팀을 알렸다.

그러나 EPL엔 이들과 같은 몇몇의 스타만 있는 건 아니다. 이적 발표 소식은 물론 ‘마지막 48시간’, ‘친구의 제보’, ‘메디컬 테스트 위해 출국’ 만으로도 큰 뉴스가 되는 선수들도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다른 선수들이 새 팀으로 이적한 뒤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팀들 역시 저마다 겨우내 부족했던 요소들을 메우기 위해 궁리한 뒤, 기나긴 이적 협상 기간을 거쳐 선수 한 명 한 명을 데려와 앉힌다. 하지만 이들 모두의 구직 소식을 신문 1면에 싣기엔 하루에 신문이 몇 십번 발행되어도 모자라다. 그래서 준비했다. 신문 1면에는 나오지 않지만, 당신이 안다면 EPL을 보는 데 분명 더 도움이 될 영입 소식들이다.

매 이적 시장마다 슈바인슈타이거의 맨체스터행 소식만 큰 글자로 읽느라 디미트리 파예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행 소식을 놓쳤거나, 폴 포그바의 사진으로 도배된 신문에서 조 앨런의 스토크 시티 유니폼 사진을 찾지 못했던 팬이라면 더욱 주목해보자.


▲ 허더즈필드 타운

승격 소식조차 1면에 나오기 힘드니, 누구를 영입한 소식이 제대로 전해지기란 더 힘들다. 그러나 잉글랜드 1부 리그 우승 경험 3회에 빛나는 허더즈필드 타운은 모처럼 다시 올라온 최상위 무대 공기를 최대한 오래 마시고 싶은 듯하다. 따라서 신문 1면을 차지하지는 못해도, 하루간의 영입 소식을 총정리 해놓은 하단 요약 리스트엔 허더즈필드라는 이 생소한 이름이 대단히 자주 등장했다. 그럴 만했다. 허더즈필드는 잉골슈타트에서 엘리아스 카충가를 데려오며 측면 강화에 성공했고, 챔피언십 풀럼에서 왼쪽 풀백 스콧 말로네를, 덴마크 리그 챔피언 코펜하겐에서 센터백 장카를 영입하며 즉시 전력감들을 부지런히 모았다.

또한 포르투에서 포워드 로랑 데포트레를 데려왔고, 챔피언십에서는 ‘황태자’라 불리던 더비 카운티의 톰 인스도 중원에 앉혔다. 첼시에서 당장 전력에 포함되기는 힘든 카시 팔머도 재빨리 임대해왔다. 함께 챔피언십에서 뒤섞일 때 봐뒀던 인재와 해외 각 리그에서 몸값이 그리 높지 않지만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자원들을 알차게 불러 모은 셈이다. 그런데 최근엔 제법 거액의 돈을 꺼내기까지 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데려온 아론 무이와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에서 영입한 스티브 무니는 각각 910만 유로(약 123억 원)와 1,300만 유로(176억 원)으로, 매번 허더즈필드 타운 구단 역사상 이적료 새롭게 쓸 만큼 높은 금액이었다. 허더즈필드는 부지런히 움직인 알뜰함과 돈을 쓸 때는 과감히 쓰는 전략을 적절히 섞으며, EPL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 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

롯데 자이언츠를 연상케 하는 엠블럼의 브라이턴도 이번 여름을 비장하게 준비했다. 역시 천문학적 금액을 앞세울 만한 빅 사이닝은 없으나, 주어진 조건 내에서는 나름 과감함과 부지런함을 조합해 알차게 인 리스트를 작성했다. 우선 비토리아 플젠에서 유럽 대항전을 경험한 풀백 알레시 마테유를 데려왔고, 잉골슈타트가 짠물 수비를 펼칠 때 큰 공을 세웠던 파스칼 그로스를 영입했다. 역시 같은 팀인 잉골슈타트에서 오스트리아 대표팀 핵심 수비수 마르쿠스 주트너도 데려와 뒷문 단속부터 실시했다.

수비 강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EPL 무대서 초특급 공격수들의 제물이 되고 싶지 않다고 여긴 브라이턴은 골키퍼 보강을 위해 600만 유로(약 81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이적료를 풀었다. 자신보다 빅 클럽인 발렌시아의 골키퍼 매튜 라이언을 빼온 것이다. 이는 골키퍼임에도 브라이턴 역사상 최고 이적료라는 점에서, 팀이 라이언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리고 한 달여 뒤, 브라이턴은 이 이적료마저 그 해 여름에 한 번 더 깼다. 이번엔 앞선 이적료의 두 배를 훌쩍 뛰어 넘는 높은 이적료였다. 1,300만 유로(약 176억 원)에 PSV 에인트호번 미드필더 다비 프로퍼를 데려온 것이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서 갓 승격한 소규모 클럽으로 올 수 있었던 건 브라이턴의 야망과 그에 맞는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 뉴캐슬 유나이티드

이번 시즌 승격 팀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까치 군단’ 뉴캐슬이지만, 정작 그토록 원하던 EPL에 복귀했음에도 이렇다할 굵은 이적은 없다. 라파엘 베니테즈 뉴캐슬 유나이티드 감독은 “승격에 만족하고 안주할 게 아니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추가 영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하지만, 구단 고위 관계자들은 이 요구를 쉽게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EPL이라는 쉽지 않은 무대에 도전하기도 전에 벌써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도 데려온 선수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뉴캐슬의 기존 스쿼드 구성이 나쁘지 않은 만큼, 이들과 합을 맞출 경우 EPL에 큰 바람을 일으킬지도 모를 선수들이 다수 있다.

우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1996년생 유망주 미드필더 미켈 메리노를 데려왔다. 도르트문트 이적 전까지 오사수나에서 꾸준히 활약을 했던 만큼 뉴캐슬 허리진에 도움이 되기엔 충분한 자원이다. 또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수비수 하비에르 망키요를 영입했다. 그간 선덜랜드와 리버풀 등에서 임대 생활을 했기에, EPL 무대 적응이 따로 필요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또한 첼시에서 발빠른 윙어 크리스티안 아추를 완전 이적 시켜 고용 안정을 보장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SD 에이바르로부터 플로리앙 르죈을 영입했다. 이름값이 높은 선수가 아니라 다소 낯설 수도 있지만, 2010년 프랑스 U-20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고, 2015년 맨체스터 시티가 사들이기도 했던 선수다. 이번 여름 가장 큰 돈을 들인 선수는 바로 노리치의 제이콥 머피다. 1995년생의 어린 나이지만 1,130만 유로(153억 원)를 투자했다. 그간 노리치는 유스 시스템부터 애지중지 키워 온 머피를 임대는 여러 번 보내더라도 이적은 절대 불허했지만, 뉴캐슬의 적극적인 공세에 마음을 열었다. 다만 하부리그 경험이 다수인 선수라 뉴캐슬의 EPL 적응에 앞장설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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