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늘어나는 AIDS, 특히 20대 남성이..

김성모 기자 입력 2017. 8. 1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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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1% 줄 때, 한국 43% 증가]
작년 신규 감염인 1199명.. 남성이 여성의 12배 달해
남성 감염인 3명 중 1명이 20대
의료계 "위험한 性접촉 많고 검사기회 늘어 감염자 드러난 것"

세계적으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새로 감염되는 사례가 줄고 있지만, 국내에선 HIV 감염인과 AIDS(에이즈) 환자 수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HIV는 AIDS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로, HIV 감염인 중 면역체계가 손상·저하돼 질병에 걸린 사람을 AIDS 환자라 부른다.

질병관리본부는 11일 '2016년 HIV/ AIDS 신고 현황'을 발표하고 "지난해 신규 HIV·AIDS 감염인은 1199명으로 집계돼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새롭게 감염된 사람은 남성(1105명)이 여성(94명)의 11.8배 수준으로 많고, 국내 남성 감염인 셋 중 한 명(35.1%)이 20대라는 특징을 보였다.

◇"안전하지 않은 성 접촉에…"

유엔 에이즈합동계획(UNAIDS)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HIV·AIDS 신규 감염인(성인 기준)은 2016년 170만명으로 2010년(190만명)보다 11% 줄었다. 해외 선진국 중에도 감소세로 돌아선 나라가 많다. 각국 감염 연보 등을 보면 2011~2015년 사이 일본(1529→1434명), 미국(4만4805→4만40명)에선 신규 감염자가 줄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 세계적으로 아프리카 지역은 국제기구의 치료제 보급 등으로 신규 감염인이 현저하게 줄고 있고, 미국·일본·호주 등에서도 감소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거꾸로 신규 감염인이 증가 추세다.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신규 감염인은 2010년 837명에서 2016년 1199명으로 43% 증가했다. 1985년 신고된 신규 감염인은 두 명이었는데 2000년엔 244명이 됐고, 2013년(1114명)부터 해마다 1000명 넘게 나온다. 생존한 누적 감염인도 2015년 1만명을 넘어서, 이번에 나온 2016년 통계치로는 1만1439명에 이른다.

◇20대 남성, 왜 많나?

새 감염자 중 남성이 여성의 약 12배이고, 남성 감염인의 35%가 20대인 이유에 대해 의료계는 "젊은 남성의 성 접촉 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다 ▲'위험한' 성 접촉이 많고 ▲HIV 감염 검사 기회가 늘어 '수면 위'로 드러난 감염자가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동성 간 성교로 감염 확률이 높아지고, 일부 동성애자 사이 다양한 파트너를 상대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대 남성 감염인이 는다는 것은 현재 국내 동성애자 사이에서 HIV 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며 "젊은 감염자들은 이미 감염 여부를 스스로 체크한 뒤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성애자가 곧 AIDS 확산의 주범'이란 데 대해선 논란이 있다. 이번 보건당국 통계에서도 신규 남성 감염인 중 '이성 성 접촉'(355명)이 원인인 경우가 '동성 성 접촉'(325명)보다 많았다.

보건 당국은 HIV 감염 예방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HIV에 감염되면 아직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에 발견할수록 발병을 늦추고 치료 효과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전국 보건소에선 이미 1989년부터 HIV 감염 무료 익명 검사가 시행 중이고, 병·의원에선 유료로 익명 검사가 가능하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등 민간단체에선 에이즈 관련 상담도 가능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개발된 '트루바다'라는 HIV 치료제는 성 접촉 전에 예방약으로 쓰이기도 한다"면서 "우리도 이 같은 예방약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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