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나온 세월호 화물칸에서 '굴착기'로 작업하는 해수부

김종훈 입력 2017. 8. 11. 21: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독] 해수부, 세 차례 작업.. 선체조사위 "굴착기 작업 하지 말라고 수차례 말해"

[오마이뉴스 글:김종훈, 편집:최유진]

 세월호 화물칸에서 포클레인이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물칸에서만 지금까지 13점의 유해가 발견됐다.
ⓒ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세월호 화물칸에서 포클레인이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물칸에서만 지금까지 13점의 유해가 발견됐다.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이 세월호에 투입된 포클레인이다.
ⓒ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최근 들어 세월호 화물칸에서 사람 뼈가 계속 발견되고 있는데도 해수부가 굴착기를 투입해 무리하게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해수부의 굴착기 투입 수색작업에 대해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미수습자 가족 중 일부가 '희생자 유해 파손 등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중단을 요구했지만, 해수부는 "어쩔 수 없다"며 작업을 계속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의 굴착기 수색작업은 지난 7월 30일과 8월 7일, 11일 등 이미 세 차례나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해수부가 유해 훼손 등이 우려되는데도 무리해서 굴착기를 투입한 것에 대해 "수색 업체인 코리아 살베지가 9월 말로 예정된 수색 종료 기간을 어떻게든 맞추려고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수부는 세월호 수색 업체인 코리아 살베지를 관리 및 감독하는 기관이다.

굴착기 투입하고 '핑계'만 대는 해수부

해수부 관계자는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유해가 나온 화물칸에 굴착기가 세 차례 들어가 작업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관련 내용을 바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색작업이 제한되는 상황이라 가장 작은 용량의 굴착기를 투입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굴착기 투입'과 관련해 미수습자 가족들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 "작업을 할 때마다 작은 것을 다 하나 하나 설명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수습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내부에 설치한 CCTV를 통해 가족들과 선조위에서 작업을 다 확인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해가 나온 화물칸에 굴착기를 투입한 것은 무리한 행동 아니냐"고 묻자 해수부 관계자는 "(화물칸에 있는) 철근이 9미터"라며 "지금 철근과 뻘, 자동차 등이 뒤엉켜 있어 손으로는 작업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수색 종료 기간 압박 때문에 무리하게 작업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수색과 관련된 계약은 언제든 연장이 가능하다"며 "(종료시점) 기간을 맞추기 위해 굴착기를 투입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선조위 "정권 바뀌었는데 실무자는 그대로"

 세월호 화물칸에서 포클레인이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물칸에서만 지금까지 13점의 유해가 발견됐다.
ⓒ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해수부의 답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선조위 핵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선조위도 (굴착기 작업을) 하지 말라고 말했고, (미수습자) 남현철군 아버지도 하지 말라고 해수부에 이미 수차례 말했다"며 "대통령과 장관이 바뀌었음에도 수습본부에 (박근혜 정권의 인사를) 그대로 두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선조위 관계자는 "해수부는 현재 말로만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며 "실제로는 기간 내에 빨리 끝내는 것만 목적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굴착기를 투입해 작업하는 화물칸 D데크는 작업을 무리해서 할 이유가 없는 곳"이라며 "(선조위) 조사관들이 하지 말라고 해도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수아빠 "가족들이 보고 있어도 무시한다"

 세월호 화물칸에서 포클레인이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물칸에서만 지금까지 13점의 유해가 발견됐다.
ⓒ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
매일 지근거리에서 코리아 살베지의 작업을 지켜보는 단원고 희생학생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는 "해수부는 미수습자 수습을 가장 우선해야 하는데 유해가 나온 상황인데도 굴착기를 투입했다"며 "가족들이 보고 있는데도 (투입하지 말라는 의견은)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가족들이 굴착기 투입을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가 있다. 지금처럼 무리하게 굴착기를 투입해 작업을 진행할 경우 미수습자 수습은 물론이고, 침몰원인 조사를 위해 필요한 증거물이 훼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수부는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계속 굴착기를 투입해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밝혔다.

한편 7월 20일부터 8월 11일까지, 세월호 화물칸에선 지속적으로 유골이 수습되고 있다. 사람 뼈로 확인된 것만 13점이나 된다. 그동안 1차 객실수색과 침몰해역 수중수색을 통해 미수습자 9명 가운데 4명의 유해만 수습됐을 뿐이다.

이날로 세월호 선내 수색은 115일째를 맞았지만 단원고 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등 5명의 유해는 아직 찾지 못했다. 세월호 화물칸 수색이 더욱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