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리니지' 매출, 역대급 폭락 원인은?

황대영 기자 2017. 8. 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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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캐시카우 '리니지', 2009년 4분기 이후 최저 매출 기록
 
 
 

[팩트체크] 리니지 2분기 '쇼크', '리니지M쨌프로모션' 효과 사실일까?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30분기만에 최저 매출인 338억원으로 주저 앉았다. 지난해 4분기 '리니지'는 역대 최대 실적인 1184억원을 기록했지만, 불과 6개월만에 28% 수준으로 토막 났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원작 '리니지' 이용자층이 모바일게임 '리니지M'으로 옮긴 것, 2분기 내 '리니지'에서 프로모션 강도나 횟수를 줄인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엔씨소프트의 주장과 다소 거리가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가 2분기 내 직접 '리니지'에서 진행한 프로모션을 보면 '드래곤의 금빛 유물상자', '오림의 장신구 주문서', '그렘린의 보물상자' 등을 판매했다.

또 PC방 오프라인 상품으로 '스냅퍼 보호 주문서', '커츠의 휘장', '드래곤의 보물상자' 등을 판매했고, 상시 판매 아이템인 '스냅퍼의 반지', '용의 스탯 티셔츠', '룸티스의 귀걸이' 등을 더하면 사실상 강도 높은 모든 캐시 아이템을 2분기에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니지'의 2분기 매출이 저조한 이유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적용한 회계 기준 변경이 실질적으로 기인했다. 기존 캐시 아이템의 경우 판매와 더불어 유저가 개봉하는 순간 매출로 연결되지만, 펀플카드 같은 일부 PC방 오프라인 상품은 발행과 동시에 2016년 4분기 매출로 잡혔다.

이러한 상품은 2분기에 판매가 진행돼도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실제 게임 아이템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도 실적에는 이미 지난 분기에 반영돼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소리다. 관련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4분기 회계 기준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로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꼽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출시일이 12월로 미뤄지면서 연 매출 1조원 달성에 차질이 발생했다. 4분기 회계 기준 변경까지 거쳤지만, 엔씨소프트의 2016년 매출은 1조원에서 164억원이 부족한 9836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지난해 4분기부터 회계 기준을 변경하면서 온라인게임 리니지 매출이 급증했다"며 "지난해 4분기에 리니지가 깜짝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지만, 해당 아이템 판매가 실질적으로 지속된 2017년 1, 2분기에는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2분기 '리니지' 유저의 감소분을 모바일게임 '리니지M'과 연관짓는 것도 세심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부 유저의 이동은 있을 수 있지만, 19년간 지속된 온라인게임 유저들이 대거 자신의 아이템을 처분하고 모바일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2분기 내 '리니지'와 '리니지M'의 서비스가 겹치는 기간은 불과 10일뿐이었다.

게다가 '리니지M'은 배터리 소모, 터치, 캐릭터 크기 등 아직까지 모바일 디바이스로 원활한 플레이가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저들은 '미뮤', '블루스택', '녹스' 등 PC 컨버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리니지M'을 PC에서 즐기고 있다.

하지만 원작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PC 요구 사항은 높지 않다. 노트북에서도 충분히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때문에 유저들이 PC 원작에 '스냅퍼 반지', '룸티스 귀걸이', '휘장' 등 귀속성 캐시 아이템을 그대로 남겨두고, 모바일게임에서 똑같은 아이템을 다시 구매해 PC로 플레이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리니지M'으로 이동한 '리니지' 유저들도 있다. '리니지M' 초기 진행한 50레벨 달성 크로스 프로모션에 참가해 '드래곤의 진주 3개', '불완전한 마법 구슬 2개', '회상의 촛불 1개', '퓨어 엘릭서' 등을 얻기 위해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유저들에게 '리니지M'에서 50레벨을 달성하면 약 4만원 상당의 리니지 아이템을 제공했다.

'리니지M'을 플레이한 '리니지' 유저들은 "리니지 아이템을 주는 크로스 프로모션 때문에 50레벨까지 플레이 해봤을 뿐이다. 굳이 똑같은 귀속성 캐시 아이템을 구매해 PC로 하라면 굳이 리니지M으로 옮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리니지'에서 감소한 트래픽은 상시 진행한 매출 위주의 프로모션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엔씨는 상시 판매에 가까울 정도로 캐시 아이템을 내놓았고, 시장으로 쏟아진 캐시 아이템으로 인해 기존 아이템 가치는 하락했다. 연초에 집행검 가격이 폭락한 사례와 과도하게 쌓인 게임 화폐를 소진하기 위해 '경마 콘텐츠'를 올해만 7회, 매월 진행한 것을 보면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김창현 엔씨소프트 홍보팀장은 "2분기에 '리니지'를 포함한 모든 게임들이 고른 마케팅 활동을 했으나, 상대적으로 시장 기대치가 높았던 '리니지M'의 비중이 높았다"며 "이번 분기 '리니지'의 실적은 1분기부터 확인된 '리니지M'에 대한 기대감, 출시 후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에 따른 이용자 이탈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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