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136안타' 23년의 벽을 깬 넥센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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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23년의 벽을 깼다.

넥센 신인 외야수 이정후가 23년간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0-0이던 3회말 2사 2루서 두산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에게 볼카운트 1S서 2구를 가볍게 받아쳐 1타점 좌전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 안타는 이정후의 올 시즌 134번째 안타였다. 보우덴의 보크 때 추가득점까지 올렸다.

그리고 5회말. 무사 1루서 김명신에게 볼카운트 3B1S서 5구를 공략,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올 시즌 135번째 안타였다. 1994년 김재현(당시 LG)의 134안타를 넘어 역대 고졸신인 최다안타 신기록을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7회말 1사 1루서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136번째 안타까지 터트렸다.

이정후가 23년간 닫혔던 새로운 기록의 문을 열어젖혔다. 광주서석초, 휘문중,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정후는 첫 시즌에 곧바로 1군 주전을 꿰찼다. 4월 한달 타율 0.309로 제법 잘 버티더니 5월 0.388, 6월 0.298, 7월 0.356을 기록했다. 8월에도 이날 전까지 0.375였다.

이날 3안타로 0.342. 고졸신인의 행보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아무리 KBO리그가 타고투저리그라고 해도 20살로 경험이 크게 부족한 타자가 1군서 풀타임을 뛰며 3할4푼을 넘게 치는 건 보통의 재능으로는 설명하기가 힘들다.

고졸 신인이 프로 1군 투수들의 현란한 변화구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수준급의 컨택 능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날까지 넥센이 치른 모든 경기(107경기)에 출전하며 고졸신인 전 경기 출전에도 도전 중이다.

잘 알려졌듯 이정후는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이다. 이 위원의 야구천재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여기에 본인이 많이 노력하면서 주위의 편견과 걱정을 차츰 지워나가고 있다.

이날 김재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1994년에 기록했던 134안타를 뛰어넘은 건 그 과정의 일환이다. 지난 23년간 그 어떤 고졸신인도 김재현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지금 페이스라면 최소 170~180안타가 가능해 보인다.

이정후는 올 시즌 후 일본 도쿄에서 열릴 24세 이하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에 생애 첫 성인국가대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마침 KBO와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이날 대표팀 타격코치에 김재현 해설위원, 주루코치에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 선임을 발표했다. 김 위원과 이 위원은 시즌 후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제자, 자신 못지 않게 대단한 아들과 한솥밥을 먹을 수도 있다.

[이정후. 사진 = 고척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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