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은퇴투어 시작하는 이승엽 \'이제 실감나네요\'
2017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다. 삼성 이승엽이 취재진을 보고 인사를 하고 있다. 이승엽은 이날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원정 경기를 기점으로 은퇴 투어를 시작한다. 2017. 8. 10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국민타자’ 이승엽(41)의 은퇴투어가 시작됐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을 위해 홈구장은 물론 마지막으로 뛰게 될 원정 구장에서도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한국 야구 역사상 처음있는 일로 이승엽은 10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의미있는 은퇴투어의 첫 발을 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은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을 모두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이승엽의 표정은 담담했다. 이승엽은 “아무런 느낌없이 (대전에) 왔다.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오면서 팬 여러분의 격려를 들으니 실감났다”면서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 (은퇴투어를 하는 기간 동안 마지막으로)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 한국 사회에 아직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부족한 것 같은데 응원하는 팀을 떠나 상대팀, 상대 선수에 대해 존중하는 문화가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승엽은 대전구장에서만 타율 0.300(413타수 124안타) 28홈런 85타점 51볼넷 73득점으로 좋은 기록을 남겼다. 그는 “송진우 선배, 구대성 선배, 정민철 선배 등 한화에 좋은 투수가 많았다. 구대성 선배에게는 많이 약했다. 구대성 선배를 상대로 대전구장에서 유일하게 홈런 1개를 쳤다. 펜스 위에 맞고 넘어간 것으로 기억한다”며 웃었다.

은퇴투어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다. 이승엽은 “상대팀들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지금도 많이 어색하다. 프로는 경쟁이고 이겨야 한다. 그래도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은퇴투어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어린이 팬을 위한 사인회는 직접 요청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승엽은 ““야구장 안팎에서 어린이 팬을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다. 팬서비스를 할 기회가 적었다. 어린이 팬들에게 사인 손목밴드도 준비해서 선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전구장에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 이승엽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았다. 이승엽 본인에게는 쏟아지는 관심이 낯설지 않지만 그의 걱정은 언제나처럼 팀과 후배들을 향했다. 그는 “아시아 한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울 당시에도 많은 인터뷰를 했다. 그 때는 야구를 잘했을 때다. 계속된 인터뷰로 잠깐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은퇴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짠하다”면서 “오늘 취재진이 몰려서 훈련할 때 북적거렸는데 나보다도 후배들이 안좋게 받아들일까봐 신경쓰인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승엽은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백스톱 쪽 그물망에 몰려있던 팬들에게도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경기 시작 30여분 전에는 몸풀기 전 원정팀 더그아웃 옆 관중석의 팬들의 사인 요청에도 기꺼이 응했다. 대전에서의 마지막 팬서비스이기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직 하늘은 이승엽과 대전의 이별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개시 20여분 전 갑자기 쏟아진 비로 인해 우천순연됐다. 이승엽의 마지막 대전 경기는 9월 추후 편성될 예정이다. 그러나 11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진행될 예정이던 어린이팬 사인회 등 공식 은퇴투어 행사는 변동없이 진행된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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