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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후 '유령마을' 된 中구채구…관광객 발길 뚝

유네스코 등재 유산…상반기만 관광객 156만명
자연경관도 훼손…주민들 생계 우려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7-08-10 20:22 송고
8일(현지시간) 밤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의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에서 흰색 차량이 숲으로 떨어져 매달려 있다. © AFP=뉴스1
8일(현지시간) 밤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의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에서 흰색 차량이 숲으로 떨어져 매달려 있다. © AFP=뉴스1

"이젠 이 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최근 규모 7.0의 강진을 겪은 중국 남서부 쓰촨성의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에서 관광산업 정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크다고 AF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내에서 '구채구'로 더 잘 알려진 이 지역은 티베트족 창족 자치구로, 140개가 넘는 색색의 호수와 분수·폭포가 절경을 이룬다. 중국 내에서도 보기 드문 자연경관으로 1992년에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매년 이곳은 찾는 관광객은 수백만 명에 달한다. 지방당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구채구를 찾은 관광객 수는 156만명이다. 하루에 4만1000명이 지역 국립공원을 방문한 적도 있다. 

8일 밤 지진이 이 곳을 덮치며 상황은 달라졌다. 관광객 6명을 포함해 20명이 사망했고, 그날 구채구를 찾았던 3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은 급히 대피했다. 

AFP통신은 이날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던 구채구의 작은 마을들이 마치 '유령마을' 같이 변했다고 전했다. 호텔과 상점들의 문은 굳게 닫혔고, 잔해로 지저분한 거리에 방치된 상태다. 
지진 발생 전 구채구 풍경. (뉴스1 DB) © News1travel
지진 발생 전 구채구 풍경. (뉴스1 DB) © News1travel

수려하던 경관도 훼손됐다. 구채구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화화해'는 댐 일부가 무너지며 호수의 한 부분이 거의 말라버렸다. 녹음이 우거진 숲은 산사태로 엉망이 됐고, 흙과 돌덩이가 유입된 호수는 투명함을 잃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생계를 이어 온 주민들은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해발 2000~3400m 고지에 위치한 데다, 자연 보호를 위해 인근 개발도 어려운 이곳에서는 관광업이 지역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상점 주인인 송파 챤두즈는 "우리 땅에는 나무들이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없고, 사업을 하는 방법뿐"이라며 "지진 이후 어떻게 먹고 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채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양시딩은 "올해는 관광객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상황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려면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정부 지원을 기대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2008년 쓰촨성을 덮친 규모 8.0의 대지진 이후 복구에만 수십억 위안이 투입됐다. 

중국 한족단체 소속이자 호텔 주방장인 저우 콴은 "이제는 정부의 손에 달렸다"며 "정부는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돌아오기 전 건물들이 안전한지를 평가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밤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의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 풍경. © AFP=뉴스1
8일(현지시간) 밤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의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 풍경. © AFP=뉴스1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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