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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투어' 이승엽 "이제 마지막이란 게 실감 나네요"

송고시간2017-08-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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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던 구대성 선배 상대로 대전구장 홈런 기억나"

"홈런 기록 세울 때는 관심에 불편함도…지금은 그저 감사할 뿐"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 이제 실감이 나네요."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은퇴 투어'를 하는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그 첫 페이지를 여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 도착한 뒤 던진 첫 마디다.

10일 한화 이글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방문 경기를 앞두고 대전구장을 찾은 그에게 팬과 취재진이 몰렸다.

한화는 11일 이승엽의 은퇴 투어 행사를 연다. 이승엽 은퇴 투어의 서막이다.

이승엽은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그런데 경기장 앞에서 팬들께서 평소보다 더 많은 격려를 해주시고, 이렇게 취재진이 모이는 걸 보니 정말 마지막이란 게 실감 난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이승엽은 한국 야구장 곳곳에 추억을 남겼다.

대전구장도 그렇다. 이승엽은 이날 전까지 대전에서 타율 0.300(413타수 124안타) 28홈런 85타점을 올렸다.

이승엽은 '승부사' 답게 자신에게 강했던 투수를 공략했을 때를 먼저 떠올렸다.

이승엽은 "구대성 선배를 상대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런데 (2000년 7월 11일) 대전구장에서 구대성 선배에게 홈런을 쳤다. 공이 펜스 상단에 맞고 넘어가는 장면까지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이어 "한화가 1999년 이후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정말 좋은 팀이다. 구대성, 송진우, 정민철 선배 등 좋은 투수들을 만나 치열하게 승부했다"며 "상대 팀에서 은퇴 투어를 열어주는 엄청난 배려를 했다. 한화 구단에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선수다.

2003년 이승엽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에 도전할 때, 각 구장 외야에는 이승엽의 홈런공을 잡기 위한 잠자리채 등이 등장했다. KBO리그 400홈런, 한·일 통산 600홈런 달성을 앞두고도 이승엽이 경기를 치르는 구장에 '이승엽 효과'가 나타났다. 그의 주위에 팬과 취재진이 몰렸다.

은퇴를 앞두고도 이승엽 주위로 사람이 모인다.

이승엽은 "기록 때문에 관심을 받을 때는 솔직히 불편한 마음도 있었다. 인터뷰 등을 소화하면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며 "지금은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사회 전체에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배려를 받았다. 좋은 의미가 곳곳에 전달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러면서도 이승엽은 팀 동료를 걱정했다.

그는 "나는 정말 영광스럽다. 하지만 나 때문에 우리 팀 후배들이 훈련에 방해받을 수도 있다"며 "후배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승엽이 "은퇴 투어 행사를 간소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이유다.

이승엽은 "프로 선수는 이기는 걸 목표로 경기장에 온다. 행사가 경기보다 관심을 끄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계속 간소한 행사를 부탁한 이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린이 팬을 위한 사인회는 이승엽이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이승엽은 "내 휴식 시간을 10∼15분 정도 줄이면 어린이 팬들과 만날 수 있다. 평소에 어린이 팬들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며 "내가 현역으로 뛸 날이 이제 오늘 포함 37경기만 남았다. 어린이 팬들과 함께할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당장 11일 한화 어린이 팬 36명을 만난다. 이승엽은 손목 보호대 등 어린이 팬을 위한 선물을 따로 준비하려 한다.

타석에 서면 이승엽은 다시 '위협적인 타자'로 변할 생각이다.

이승엽은 "팬들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은퇴 투어가 열리는 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내일(11일) 첫 은퇴 행사가 열리니, 오늘 꼭 이겨서 내일 기분 좋게 어린이 팬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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