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간 건강.. 과식 피하고 건강기능식품도 함부로 먹지 마세요"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 8. 10. 09:28 수정 2017. 8. 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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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병호 교수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간질환 사망률 1위다. 특히 40~50대의 암 사망자수 1위는 간암이다. 간은 신경이 없어 70% 이상 파괴될 때까지 통증이 없다. 따라서 중·장년층은 미리미리 간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간은 정말 망가질 때까지 증상이 없나요?

간은 여러 가지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간세포가 제일 많고 간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보통 한 사람의 간에는 3000억 개 정도의 간세포가 있다고 하는데, 이 중에 3분의 1 정도만 작동해도 정상 간기능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간은 여러 요인에 의해 손상입게 되면 망가지게 됩니다. 간이 망가지는 형태는 두 가지가 있는데, 갑자기 손상받는 급성간손상, 그리고 천천히 지속적으로 손상받는 만성간손상이 있습니다. 만성 간손상으로는 간경변이 대표적입니다. 간경변의 경우에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하게 되는데, 초기에 웬만큼 간세포가 손상을 받아서는 별 증상이 없으나. 지속적인 손상으로 3분의 2 이상의 간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 증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전체의 3분의 2 이상이 망가질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나 증상은 별로 없고,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을 방문한 경우는 이미 3분의 2 이상이 손상받았다고 봐야 합니다.

간이 망가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복강 내 물이 찹니다. 간경변 합병증 중에 제일 많은데, 간이 딱딱해 합성돼야 할 알부민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간으로 들어가는 혈류에 압박을 받아 복강 내 물이 차게 됩니다. 알부민을 영양제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알부민은 영양제가 아니라 수분을 끌어서 혈관 내에 수분을 잡아두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알부민이 낮아질 경우에 수분이 혈관에서 복강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피가 잘 멈추지 않게 됩니다. 간기능 중 혈액응고 인자를 합성하는 역할이 있는데 간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이 응고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딪쳤을 때 쉽게 멍들고, 다쳐서 출혈이 될 때 잘 멈추지 않고, 치과 치료나 시술을 받을 때도 문제가 됩니다. 간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자발적으로 복막염이 올 수 있고, 상처가 생겼을 때 쉽게 악화되고 잘 낫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간경변이 심한 환자에게 날것을 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상한 음식을 섭취하였을 때 쉽게 균혈증이 올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여름에 상한 굴 같은 해산물을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이 오는 경우입니다. 매우 치명적입니다.

중장년층에게 간질환이 많은 이유가 있나요?

간손상의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간손상의 원인에는 간염바이러스(A, B, C 등), 알코올(음주), 그리고 비알코올성지방간, 약물 또는 독성 간염 등이 대부분이고, 그 외에 드문 원인들이 있습니다. 바이러스성간염 중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B형과 C형인데, 이는 어려서 감염되더라도 간이 손상을 받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빠르면 30대부터 시작해 중·장년층이 돼서야 병원을 다니게 됩니다. 또한 음주 역시 간손상을 일으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대개 성년이 돼서야 음주를 시작하므로 습관적으로 많은 양의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간에 문제가 나타나는 것 역시 중·장년층이 대부분입니다. 비알코올성지방간 역시 비만 등에 의한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되므로 중·장년층에서 문제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약물 및 독성 간염 등은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보다는 건강몸보신제, 몸에 좋다는 약초 등에서 간독성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어린애보다는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중·장년층이 주의해야 할 간질환이 있나요?

최근에 많이 늘어나는 것은 비알코올성지방간입니다. 과잉 영양섭취, 운동부족에 의한 과체중이나 비만 등이 원인입니다. 비알코올성지방간 환자들은 간질환 자체보다는 당뇨,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많으나, 간경변이나 간암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까지는 B형간염바이러스와 C형간염바이러스가 많지만 예방접종과 개발되는 치료제 효과가 좋다는 점에서 점점 유병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비알코올성지방간을 주의해야 합니다.

중·장년층이 간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최근에는 과잉영양이나 운동부족에 의한 여러 가지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입니다. 특히 비만은 당뇨, 심혈관질환, 암 발생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비알코올성지방간에 의한 간경변이나 간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나치지 않은 영양 섭취와 적절한 운동을 유지해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간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음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평소 건강한 사람은 적정량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적정량은 남자의 경우 하루 2잔 정도, 여자는 하루 1잔 정도입니다. 그 이상은 과음이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만성간질환(만성간염이나 간경변)이 있는 환자는 절대 금주해야 합니다. 금연도 필요합니다. 흡연은 만성폐질환, 폐암, 설암, 인후부암, 방광암 등을 일으키는 등 몸에 이로운 것이 없으며, 만성간질환 환자에게서 간기능 악화의 원인이므로 금연해야 합니다.

생활습관 개선 외 확실한 예방법이 있을까요?

예방접종은 간질환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A형, B형간염예방접종을 받으면 되고, 이미 만성간염이 간경변에 걸린 환자는 폐렴 접종, 독감 접종, 파상풍 접종 등은 받는 것이 좋습니다. 대상포진 접종은 생백신으로 간경변이 진행돼 간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는 조심해야 합니다. 예방접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주기적인 건강검진입니다. 우리나라만큼 국가건강검진이 잘돼있는 나라도 없으므로, 국가건강검진만 잘 받아도 간질환 여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간질환이 있는 환자는 원인치료와 주기적인 간암검사가 중요합니다. B형이나 C형 만성간염은 좋은 항바이러스제들이 있으므로 이런 약제를 복용하면서 주기적으로 검사 받아야 합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환자들은 칼로리 섭취 제한, 지속적인 운동, 체중 감량 등 지속적인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몸보신제, 몸에 좋다는 약초, 건강식품 등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소화기내과를 전공하다 보면 이러한 물질에 의한 독성간염으로 황달이 발생해 내원하는 환자를 많이 경험하고, 심지어는 허무하게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만성간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이런 종류의 건강식품은 절대 먹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의해 꼭 필요한 약제만 복용해야 합니다.

/김병호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소화기내과 주임교수다. 미국 알버트-아인슈타인 의대 교환교수로 있었으며, 경희의료원 및 강동경희대병원 통합경영정책실장, 경희의료원 교류협력실장을 역임했다. 간암과 간경화, 간염이 전문진료 분야로 국내 간질환 권위자다. 현재 대한소화기학회 회장과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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