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맨홀’이 웃음기 가득한 첫 시작을 알렸다.

9일 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극본 이재곤 연출 박만영 유영은, 이하 ‘맨홀’)이 첫방송 됐다.

‘맨홀’은 하늘이 내린 갓백수 봉필(김재중)이 우연히 맨홀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빡세고 버라이어티한 ‘필生필死’ 시간여행을 그린 ‘랜덤 타임슬립’ 코믹어드벤처로, ‘결혼해 주세요’ ‘포도밭 그 사나이’ 박만영 PD와 ‘특수사건 전담반 TEN’ 이재곤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방송된 1회는 만취한 봉필(김재중)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고백할 기회만 노리던 28년 짝사랑 강수진(유이)가 함을 받는 날이었기 때문. 봉필은 “내 사랑은 저 하늘의 유성처럼 사라져 버렸다”며 속상해했다. 급기야 함잡이들을 막아서고 만취해 술주정까지 부렸다. 봉필은 “시끄러워서 못 살겠네. 이 동네 전세 냈냐?”며 “결혼이 뭐 벼슬이야? 그거 다 청춘의 무덤”이라고 소리쳤다.

아직 봉필은 수진에게 고백하지 않았지만 수진은 봉필이 자신을 좋아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수진은 봉필이 자신의 결혼을 막을 방법을 물어봤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필이 진짜 저걸 어쩌면 좋냐”고 혼잣말을 했다.

수진을 찾아간 봉필은 “사랑한단 말이야”라며 박력 넘치게 포옹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봉필의 상상. 끌어안은 포즈로 눈을 감고 있는 봉필의 모습에 수진이 폭소했다. 결국 봉필은 분에 못이겨 컵에 있던 음료를 입에 털어 넣었고, 뜨거운 음료인 탓에 죽을 듯 하면서도 크게 티를 내지 못한 채 스튜디오를 뛰쳐나왔다.

거리 음수대에서 데인 속을 달래던 봉필은 “28년 동안 뜸 들이다 남 좋은 일 다 시켰잖아”라며 속상해했다. 결국 봉필은 수진에게 고백하기로 결심, 수진에게 달려갔다. “난 할 수 있다. 아직 일주일이 남아 있으니까”라고 소리치며 뛰어갔다.

하지만 수진을 만나지 못했다. 스튜디오에도, 집에도 없었기 때문. 전화를 해봤지만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이에 봉필은 박재현(장미관)과 함께 있는 수진을 상상, 다시 뛰었다. 박재현까지 연락이 되지 않자 급기야 숙박업소들을 돌며 수진을 찾아 나섰다.

결국 봉필이 수진을 만난 곳은 멀티방 앞. 봉필은 박재현에게 “돈이 그렇게도 없없냐? 우리 나이가 몇 갠데 아직도 멀티방에서”라며 “결혼 1주일 남겨 놓고. 일주일을 못 기다리냐! 나는 28년을 기다렸는데”라고 화를 냈다.

봉필이 정신을 차린 곳은 옥상이었다. 박재현에게 맞아 기절했던 것. 봉필은 수진을 집에 데려다줬고, 집에 가던 길에 수진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았다. 청첩장에는 ‘내 친구 봉필에게’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본 봉필은 수진에게 고백하지 못한 채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딴 소리를 했다.

봉필은 급히 자리를 피했다. 이곳에 있던 것이 드라마 초반 반딧불이 변해서 된 맨홀. 봉필은 수진 앞에서 하지 못한 자신의 속마음을 이곳에서 털어놨다. 이 때 갑자기 맨홀 위에 있던 가로등이 반짝였다.

수진이 봉필을 찾아 나섰을 때 봉필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맨홀 근처에도 마찬가지. 그 시각 봉필은 맨홀을 통과하고 있었다. 봉필이 눈을 뜬 곳은 교실. 시간 여행을 한 봉필은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봉필은 이 모든 것이 데자뷰라고 생각했다.

한편 이날 방송된 ‘맨홀’ 1회는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과 재기 넘치는 연출로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잘생김을 내려놓은 김재중의 열연도 돋보이는 부분. ‘맨홀’의 쾌활한 분위기를 하드캐리했다.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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