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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안된다”…임명 철회 여론 빗발

이윤주·김한솔 기자

‘황우석 후원’ 주도…정치권·시민사회·과학계 한목소리

“과학자들의 자존심 짓밟아…촛불 신뢰도 잃을 것” 비판

<b>굳은 표정으로 출근</b> ‘황우석 사태’의 관련 책임자로 임명 철회 여론이 높은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굳은 표정으로 출근 ‘황우석 사태’의 관련 책임자로 임명 철회 여론이 높은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의 임명 철회 여론이 정치권은 물론 과학계와 시민사회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박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복제 연구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는데, 당시 박 보좌관은 황 교수에게 연구비 256억원을 지원하고 복제 실험이 법률에 위반되지 않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또 황 교수를 비롯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황금박쥐’라는 정부 내 친목모임을 만들어 황 교수의 후원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의 핵심이자 배후로도 꼽힌다.

이 같은 전력 때문에 정치권뿐 아니라 과학계, 시민사회단체 등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168명과 과학기술자 60명은 9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황우석 사태의 최정점에 있던,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는지, 과학기술계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연구부정행위를 저지르고, 특정 과학자를 비호하기 위해 거짓을 일삼고 반성도 하지 않은 인물이 세금으로 조성된 연구·개발 예산을 다루는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담당자가 된다면 과학계는 물론이고, 문재인 정부를 만들어낸 촛불시민의 신뢰까지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기영 교수 임명건은 전체 과학계가 쌓아올린 연구 진실성 확립의 역사를 무시하고 과학자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라고 밝히는 등 많은 과학자와 연구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 교수 임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 야당은 물론 여권에 비교적 우호적인 정의당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노무현 청와대 근무자는 무조건 기용되는 ‘노무현 하이패스·프리패스 인사’ ”라며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태에 책임이 있고, 사태 해결의 기회를 다 놓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도 “박기영은 혁신의 적임자가 아니라 청산해야 할 적폐인사”라며 “전대미문의 과학사기 사건 공범격을 본부장에 앉힌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박 본부장 임명은) 과학기술 혁신을 진두지휘할 자리에 연구윤리와 연구비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인사를 앉히는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일해본 경험을 중시했다. 인사 과정에서 박 본부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그 어떤 것도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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