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월14일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직후의 화성-12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9일 위협한 '미국 전략자산의 근거지인 괌에 대한 포위사격작전방안'의 실현가능성은 어느 정도 일까. 군사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북한이 실제로 괌 주변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은 사실상 전쟁 도발 행위로 보고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경우 전면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도 우리 국민의 막대한 희생은 물론 주한미군과 한국 거주 미국인 피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군사적 대응으로 맞불작전에 나설지 의문이다.
북한이 괌을 정조준해 언급한 것은 미국이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하는 장거리전략폭격기를 비롯한 전략무기의 발진기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8일에도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전개했다. 한반도 상공에 B-1B 편대를 전개한 것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9일 만이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췄다.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할 수 있다. 고속으로 적 전투기를 따돌리고 폭탄을 투하하는 데 최적화된 폭격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이 언급한 포위사격이란 괌을 직접 타격하는 게 아니라 괌을 포위하듯 주변 해역에 탄도미사일을 떨어뜨려 고강도 위협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괌 포위사격을 통해 화성-12형의 정밀도를 과시하고 괌 미군기지를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려고 할 수 있다. 괌은 북한이 당시 화성-12형을 쏜 평안북도 구성과 약 3500㎞ 떨어져 있어 화성-12형의 사정권에 충분히 들어간다.
북한이 화성-12형으로 괌 포위사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과거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다.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반도는 걷잡을 수 없는 격랑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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