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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불까지…울상짓는 대전 중앙시장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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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에 불까지…울상짓는 대전 중앙시장 상인들

    그나마 새벽부터 내린 단비…화재 진압 도와

    9일 새벽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서 불이나 상가 건물을 태웠다.(사진=김미성 기자)

     

    "하루하루 벌어 먹고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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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동구 중앙시장 생선가게 골목에서 만난 상인 최모(69·여)씨의 눈은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시장에 불이 났다'는 전화를 받고 정신없이 새벽에 시장으로 달려 나왔다. 30년 전부터 생선가게 한쪽에서 전을 팔던 가게는 매캐한 연기에 가려져 있어 피해를 입었는지조차 확인도 하지 못했다.

    폭염에 손님이 뚝 끊겨 걱정이었는데, 불까지 나 버린 상황. "속이 타들어 간다"는 말만 하던 최씨의 눈은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자욱한 연기 속에 잔불 정리 중인 소방대원들 (사진=김미성 기자)

     

    이곳에서 반찬을 팔던 한 상인은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다.

    "반찬가게가 싹 탔다"며 "보험도 안 될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불이 나자마자 달려 나온 오준혁(40)씨는 "참담하다"고 했다. 불길이 가게를 덮치는 것을 보고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불이 난 곳을 바라보며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말을 반복하다 털썩 주저앉았다.

    상인들이 연기가 자욱한 시장 내부를 지켜보고 있다.(사진=김미성 기자)

     

    이날 화재 현장에서 만난 수십 명의 상인들은 오씨처럼 시뻘건 불길 속에 타들어 가는 가게를 쳐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해…", "어떻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삶터가 잿더미로 변하는 상황에 눈물을 흘리는 상인도 있었다.

    구범림 중앙시장상인회장은 "CCTV를 보니 공중화장실 근처에서 펑 소리가 나며 불이 난 것 같았다"라며 "불길이 2, 3층 높이까지 치솟고 연기가 자욱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히 이날 새벽부터 단비가 내려 불이 더 크게 번지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폭염 속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면 소방관들이 더 쉽게 탈진하곤 하는데 비가 내린 덕분에 화재 진압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날 오전 3시 35분쯤 발생한 대전 중앙시장 화재는 2시간 만에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중앙시장 내 점포 13곳을 태웠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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