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백혈병 피해자 변호인에 수십만원 티켓 수시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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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인에게 고가의 공연티켓을 지속적으로 선물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변호사는 삼성반도체 피해자들 일부가 속한 '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대리하는 변호사여서 '부적절한 관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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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당 25만원 공연 등 보내
해당 변호사 '가족대책위' 대리
옴부즈만위 상임고문도 맡아
변호사 "삼성 백혈병과 별개"
[한겨레]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인에게 고가의 공연티켓을 지속적으로 선물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변호사는 삼성반도체 피해자들 일부가 속한 ‘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대리하는 변호사여서 ‘부적절한 관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해당 변호사는 현재 중립적 입장에서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을 종합 진단해야 하는 ‘옴부즈만위원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8일 검찰과 특검 등을 통해 <한겨레>가 확인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면, 장 전 사장은 지난해 삼성 반도체 피해자를 대리하는 박아무개 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고가의 공연티켓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7월 장 전 사장에게 “사장님이 계속 보내주시는 예술의 전당 등 티켓을 잘 받아서 문화생활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사장님이 관심 가져주는 덕분에 ‘삼성 백혈병 옴부즈만 위원회’는 예방대책을 위해 정상적인 경로를 잘 찾아가고 있다. 올해부터 3년간 활동하면서 적절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며, 저도 상임고문의 자리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가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옴부즈만 위원회’는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했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뒤 처음으로 피해가족과 삼성이 합의해 지난해 1월 만든 재해예방 ‘외부독립기구’다. 황씨가 숨진 뒤 삼성 반도체공장의 직업병 문제가 알려졌지만, 10년 넘도록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013년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의 교섭이 시작됐고, 삼성전자 제안에 따라 2015년 초 조정위가 설립됐다. 하지만 삼성은 1000억원 규모의 공익재단 설립을 담은 1차 조정권고안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보상위원회를 꾸려 보상절차에 들어갔고, 결국 ‘보상 협상’은 결렬되고 ‘재해예방’에 먼저 나서기로 합의하면서 설립된 게 옴부즈만 위원회다. 삼성과 피해자 가족이 어렵게 합의한 만큼 신뢰성과 중립성이 중요한 기구인데, 상임고문인 박 변호사가 ‘공연접대’를 포함해 삼성 쪽과 지속적인 접촉을 했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박 변호사의 감사 문자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해 7월21일 “보내준 책들을 가족과 잘 읽고 있다”는 취지의 장문의 문자를 보낸 이후 9월에는 “이번에 보내준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 공연티켓 잘 받았다. 덕분에 문화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 당시 부다페스트 공연티켓의 경우 R석이 장당 25만원으로 알려졌다. 또 박 변호사는 직접 백혈병 문제에 관여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장 전 사장과 만나 식사도 했다. 앞서 2015년 12월에도 박 변호사는 “그동안 보내주신 음악회 티켓 덕분에 문화생활 잘하고 있다”는 감사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장 전 사장과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장 전 사장이 나에게) ‘삼성에서는 상대편이지만, 합리적인 분’이라는 정도의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공연접대와 관련해서는 “삼성 백혈병 가대위 일을 하고 있는데 장 전 사장이 이걸 왜 보냈는지 무슨 의미인지 약간 갈등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제 친구인 변호사가 장 전 사장과 가족 관계여서 삼성 백혈병과는 별개로 범삼성에서 문화적 티켓을 제공하는 데 내가 들어간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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