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늘려달라" 임용고시생 곳곳 아우성

주희연 기자 입력 2017. 8. 9. 03:08 수정 2017. 8. 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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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유치원·특수교사 준비생들도 동시에 증원 요구
교육부 "이런 식의 집단적 반발은 처음.. 전쟁 같다"
중등교사 준비생 "우리 경쟁률 수년 전부터 초등 임용의 10배"
유치원·특수교사는 증원됐지만 "정부 약속보다 덜 뽑았다" 반발

"(대폭 줄어든) 내년도 정원(TO)을 보고 절벽에 내몰린 심정이었어요."

중등 국어교사 임용 시험에 10년째 도전하고 있는 최모(35)씨는 "공공 부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부에 건 기대가 큰 상실감으로 돌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5일 공부하지 않고 서울 노량진 거리로 나서 '중등 교사 선발 인원 증원'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또다른 중등 임용 준비생 홍모씨는 "중등 임용시험 과목 중에는 수년째 경쟁률이 수십대 1인 경우가 많다"며 "노력한다고 과연 임용이 될까 하는 불안감 속에서 산다"고 했다.

◇중등 준비생들도 대규모 집회 예고

올해 임용시험 선발 예정 인원이 예년보다 급감해 교대생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가운데 중등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올해 사전 예고된 중등 선발 인원은 초등학교 경우보다 감소 폭은 작지만, 임용시험 경쟁률은 초등(1.19대1)의 10배인 10.7대1에 달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올해 선발 인원이 늘어난 특수교사·유치원 예비교사들도 "당초 약속보다 정원이 적다"는 이유 등으로 항의를 쏟아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렇게 여러 임용고시생들이 한꺼번에 증원해달라고 반발하는 것은 임용시험 사상 처음"이라며 "전쟁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중등 임용시험 준비생들은 올해 예고한 2018학년도 중등 교사 선발 인원(3033명)이 전년보다 14%(492명) 준 것에 반발한다. 초등교사 양성기관은 전국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이화여대 등으로 제한돼 있지만, 중등의 경우 사범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교직 이수를 하거나 교육대학원을 졸업하면 중등 임용 시험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중등 임용 시험엔 4066명 선발에 4만3648명의 응시생이 몰렸다.

중등 임용 준비생들은 국·영·수 등 교과목 담당 교사 선발 예정 인원은 대폭 줄인 데 반해, 사서·보건·영양 등 특수직 교사는 크게 늘린 점을 비판하고 있다. 국어교사를 희망하는 서울의 한 사범대생은 "대통령이 비교과 교사 정원을 늘리겠다고 공약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교과 정원을 줄이면 임용 준비생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유치원 교사 준비생들도 반발

예비 특수교사들과 유치원 교사들은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2018학년도 선발 인원은 숫자로만 보면 작년보다 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특수교사 법정 정원이 67.1%임을 보았을 때, 턱없이 모자라는 인원"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인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특수교사 선발인원은 702명으로, 전년(230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특수교사 임용 준비생들은 "정부가 특수교사 증원을 악속했으나 특수교사 600명 충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항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당시 공약으로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를 내걸었다. 유치원 교사 임용 준비생들도 정원 증원 요구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 사전예고된 유치원교사 선발 인원은 총 894명으로, 전년에 비해 537명 늘었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가 분명 추경을 통해 기존보다 800명을 증원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너무나 분하고 우롱당한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당국이 제대로 된 원칙과 수급 전망 없이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 교원 정책을 다뤄와 지금의 사태를 불렀다"며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 수급 계획을 통해 최소 3~4년 앞서 선발 인원을 예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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