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ICT 부품산업 육성 서둘러야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7월 21일 법제처 홈페이지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를 규정하는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정부기관의 발표나 언론의 보도에서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는 일반인에게는 너무 막연하고 모호하다. 그러다 보니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사회가 어떠한 사회인지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선진 각국의 4차 산업혁명 전략도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스마트 팩토리), 미국의 산업인터넷 전략, 중국의 중국제조 2025, 일본의 로봇 신전략으로 조금씩 다르다. AI(인공지능)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이름을 따온 ICBM(Internet of Things, Cloud computing, Big data, Mobile)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자율주행자동차, 3D 프린터, 드론,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등을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사회라고 하기도 한다.
대학 총장을 역임하고 다시 교수로 돌아온 필자도 우리 학생들에게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다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기 및 기계의 제조, 이들 기기 및 기계가 사람처럼 사람, 기기 및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사회"로 설명하니 훨씬 이해하기 쉽다고 해 앞으로는 이렇게 설명하기로 했다.
그러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사람과 같은 생각과 사고방식을 가진 기기와 기계를 만들어낼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할 창의적인 인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다. 창의적 인재 양성은 현재의 인력양성시스템, 특히 주입식 교육, 지식증대 교육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 우리가 사용하는 지식은 그것이 전문가의 지식이라 할지라도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30초 이내에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단순한 찾기 기능이었지만 앞으로는 찾기, 수집, 가공 및 요약, 재생산까지 스마트폰에서 가능할 것이다. 단순 지식의 전수나 단순 지식을 필요로 하는 노동은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 다르게 말하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신장하는 교육,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인간을 양성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주입식 교육시스템을 개혁하고, 무엇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교육환경이 좋다고 하는 거점국립대학 공과대학조차도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선진국의 두 배 수준인 30명 내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창의적 인재 양성은 물론 창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의 기초가 되는 소재와 ICT 부품산업을 육성하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 산업은 자율주행자동차(장기적으로 개인용 자율주행비행기 포함), 스마트 헬스케어시스템, 스마트 주거시스템,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3D 프린터, 드론 산업 등이다. 이 외에 일반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4차 산업혁명 산업의 기초산업이 있다. 사람처럼 생각하기 위해서는 머리(반도체)가, 사람처럼 표현하기 위해서는 얼굴(디스플레이)이, 사람처럼 느끼기 위해서는 오감(센서)이, 사람처럼 움직이기 위해서는 동력(에너지 및 배터리)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폰 등이 필요하다. 이들 기초 분야를 제대로 육성하지 않고는 4차 산업혁명 사회의 경쟁력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
셋째, 언론에 이미 많이 보도되고 있는 규제 완화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창업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창업 선진국에 비해 많은 허가와 절차가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스마트 헬스케어 등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는 데까지는 수많은 규제가 가로막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황우석 교수 사건으로 우리나라의 줄기세포산업에 대한 규제가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이 규제들이 줄기세포산업의 발전 자체를 저해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일본이 줄기세포산업 선진국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규제 '완화'가 아니라 확실한 규제 '철폐'가 필요한 시점이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달 'V30 공개' SNS 생중계..흥행 사활 건 LG
- 기능은 그대로 4만원대 이동형 AI스피커 '누구 미니'
- '세수절벽'외치더니..세수 줄이는 '일몰법 연장'수십건
- 정년 늘리고 인사적체인데..출구없이 일자리 만들라?
- LG 양문형 냉장고, 유럽 소비자 평가 최고점 '별5'
- 헌재 尹 탄핵 선고 날짜별 변수는?
- "원가압박 현실로"… 관세 폭탄에 구리 이어 알루미늄 값도 급등
- 21년 만 `3등급`… 이복현 `매운맛`에 우리금융 동양생명 인수 기로
- “대출 내서 집 샀더니” 아직 첫삽 못 뜬 GTX-B·C… 수혜 예상 지역 집값도 ‘시들’
- 트럼프 "18일 푸틴과 대화"… 우크라 종전협상 막판 줄다리기 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