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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 중심에 섰던 박기영 다시 불러들인 청와대


입력 2017.08.08 08:45 수정 2017.08.08 08:48        문현구 기자

한학수 PD "한국 과학계의 슬픔이며, 이공계 연구자들에게 재앙" 주장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의 정점에 서 있던 인물 인선에 '과학계'도 부정적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본부장 (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를 임명하자, 과거 ‘황우석 사건’을 다룬 영화 ‘제보자’의 실제 주인공인 한학수 PD가 “황금박쥐(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의 일원으로 황우석 교수를 적극적으로 비호했던 인물”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 PD는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왜 문재인 정부가 이런 인물을 중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 PD는 “노무현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었어야 할 임무를 망각하고 오히려 더 진실을 가려 노무현 정부의 몰락에 일조했던 인물”이라며 “한국 과학계의 슬픔이며, 피땀 흘려 분투하는 이공계의 연구자들에게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후 2006년 초 황우석 서울대 교수 논문조작 사건으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박 본부방은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과 관련해 과학기술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박기영 본부장은 당시 논문 내용에 기여한 바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과 전공(식물생리학)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과제 2건으로 황 전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천만 원을 지원받은 사실 등이 드러났다. 하지만 처벌이나 학교 차원 징계는 받지 않았으며 공개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순천대에 복직했다.

이 사건이 벌어졌던 당시 서울대·한양대 등은 조작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한 교수들에게 연구윤리 위반이나 연구비관리 책임을 물어 예외 없이 중징계나 권고사직 등 조처를 내려 박 본부장의 처신과는 대조를 이뤘다.

과학기술계 인사들도 이번 인선을 놓고 비판적 반응이 상당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에 차관급 조직으로 신설된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조정 권한을 행사하고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정책 집행의 ‘컨트롤타워’로 꼽힌다.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윤리 문제로 물의를 빚은 전력의 인물이 지휘자로 선택됐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하듯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과거의 철학이 결정적으로 새 정부와 배치되지 않는 한 결정적 하자가 될 수 없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본인이 어떤 입장을 표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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