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2시4분쯤 경찰에 신고가 들어왔다. 112에 접수된 신고내용은 “옆집에서 싸우는 것처럼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가정폭력 같은데 좀 와 달라”는 것이었다.
경찰이 원룸에 도착했을 때 현장은 집기가 흐트러져 있고 혈흔과 흉기가 있었다. 방 안에는 남자와 여자 단 둘이만 있었다.
경찰은 위급한 상황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두 사람을 분리했다. 김 의원에게는 수갑을 채워 인근 지구대로 연행했다. 경찰은 뒤늦게 김 의원이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에서 피가 나는 점을 고려해 오전 3시쯤 풀어줬다.
김 의원은 사건 발생 당일인 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의원은 사건 발생후 도피성 출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매년 8월쯤에 가족이 있는 미국에 간다는 게 주변 인물들의 설명이다. 정진숙 국민의당 전북도당 사무처장은 "의원님은 4년 전부터 매년 8월이면 미국에 갔다"며 "지난달 말 의원님을 만났을 때도 미국에 간다고 들었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계없는 예정된 출국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원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의원은 당일 경찰 조사에서 “원룸에 있던 여성은 선거 때 나를 도와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보도된 후에도 김 의원은 “선거 때 (나를) 도와준 여성이다. 평소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안다. 힘들다고 전화가 와서 자살을 시도하려는 듯한 걱정이 들어이를 말리려고 갔다가 약간의 다툼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내연녀라고 소문이 났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오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김 의원과 함게 있었던 여성을 피해자 신분으로 두 차례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여성을 상대로 당일 방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전북도당에서는 사건 당일 김 의원과 함께 있었던 여성을 알고 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도당 한 관계자는 “선거때 이 여성이 도와 준 것은 맞는 사실”이라며 “김 의원이 당선된 후에도 당사에서 이 여성을 몇 번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줬던 인물이 다급한 상황이라고 해서 새벽 시간대, 그것도 홀로 사는 여성 집에 홀로 찾아간 이유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13일 귀국하는 김 의원을 상대로 다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초 조사만 한 상태여서 김 의원이 귀국하면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며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 운동권 출신인 김 의원은 1978년 대학에 입학해 학생·노동 운동 때문에2001년 뒤늦게 졸업장을 받았다. 전주시의원, 전북도의회 의장을 거쳐 제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의 국민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국민의당 전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주=한현묵 기자, 김동욱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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