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만에 독립 소방청 2주 넘게 개청식도 못해..왜?

박정양 기자 2017. 8. 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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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42년만에 행정안전부 산하 외청으로 독립한 소방청이 보름이 되도록 개청식 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소방청이 독립청이 된 것은 1975년 내무부 산하 소방국이 생긴 이후 처음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7일 "현재 소방청 총수가 없는 상황이라 개청식을 할 수가 없다"며 "정부조직법 통과 이후 현재까지 개청식 준비만 해놓고 총수 임명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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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없는 조직..청장 인선만 애타게 기다려
조성완 전 차장의 청장 임명여부 걸림돌로 작용 추측
조성완 전 소방방재청 차장.©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지난 7월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42년만에 행정안전부 산하 외청으로 독립한 소방청이 보름이 되도록 개청식 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소방청이 독립청이 된 것은 1975년 내무부 산하 소방국이 생긴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오랜 염원이던 독립청의 위상을 획득하고도 개청식조차 열지 못하는 이유는 소방청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아직까지 소방청장을 비롯해 문화재청장, 방위사업청장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7일 "현재 소방청 총수가 없는 상황이라 개청식을 할 수가 없다"며 "정부조직법 통과 이후 현재까지 개청식 준비만 해놓고 총수 임명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방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소방청장 후보군 거론되는 인사는 조종묵 소방청 차장, 정문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이재열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장, 조성완 전 소방방재청 차장 등 4명이다.

조종묵 차장(소방간부 6기)과 정문호(6기), 이재열(7기) 본부장은 소방의 주류를 장악하고 있는 소방간부 출신들이다. 반면 조성완 전 차장은 기술고시 26회 출신의 퇴직 공무원이다.

소방청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퇴임한 조성완 전 소방방재청 차장의 청장 임명 문제 때문이란 관측이 많다. 조 전 차장은 충북 보은 출신으로 중앙소방학교교장과 소방정책국장 등을 거쳐 소방방재청장에 올랐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10월 정부조직법 개편 논의과정에서 세월호참사와 관련없는 소방방재청 해체를 반대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가 돌연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당시 조 전 차장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주장하고 '소방방재청 해체'를 반대하는 소방관들의 움직임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청와대가 문책성 경질했다는 관측이 많았다.

조 전 차장은 이후 대선 전인 지난 4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소방청 독립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등 소방직 공무원 처우 개선을 주도해 왔다. 청와대는 조 전 차장을 차기청장 후보군으로 올려 놓고 검토까지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달 25일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면서 청장 임명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정부조직법 제38조8항은 "소방청에 청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되, 청장 및 차장은 소방공무원으로 보한다"는 내용을 신설조항으로 담고 있어서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 조항이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 "경찰과 해경도 내부에서 청장으로 승진한다"며 "제복 공무원이자 특정직 공무원 특성상 일반인이 청장으로 오면 제대로 지휘를 할 수 있겠느냐는 소방 내부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규정 때문에 조 전 차장의 청장 임명 불가능해지면서 소방청 청장 임명까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소방청 안팎에서는 조 전 차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미움을 받아 강제 퇴직한 만큼 시행 규칙을 개정해서라도 청장 임명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과 퇴직한 인사인 만큼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 등이 분분한 상황이다.

pj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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