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고 병든 야생동물들의 쉼터 '자리매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주 튼실하죠? 몸이 무거워서 못 날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내에 있는 서울시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이하 구조센터). 장현규 수의사가 황조롱이를 보여주며 농담을 건넸다.
이런 구조센터 직원들의 치료와 관리 덕분에 지금까지 총 10마리의 야생동물들이 건강하게 자연으로 돌아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주 튼실하죠? 몸이 무거워서 못 날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내에 있는 서울시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이하 구조센터). 장현규 수의사가 황조롱이를 보여주며 농담을 건넸다. 장 수의사가 날개를 확인하기 위해 손을 뻗자 황조롱이는 소형 맹금류답게 발을 휘두르며 빽빽 성난 소리를 냈다.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는 한 달 전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오른쪽 다리와 양쪽 날개 끝이 골절된 채 발견됐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머리에 흰 솜털이 빠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장 수의사의 보살핌 덕분에 황조롱이는 한 달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 부러졌던 뼈는 튼튼하게 붙었다. 장 수의사는 “곧 비행훈련을 시작할 것”이라며 “야생동물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황조롱이 같은 포식자는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센터는 서울 도심에서 다치고 병든 채 발견되는 야생동물들의 야생 복귀를 돕는 곳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민간에서 맡아온 야생동물의 구조와 치료를 체계적으로 하고 야생동물 생태계와 질병 연구·인력 양성 등을 담당할 기관을 만들고자 서울대와 협약을 맺어 지난달 1일 센터 문을 열었다. 구조센터는 수술실과 MRI·CT 촬영실 등 웬만한 대형 동물병원 수준의 시설과 장비를 갖췄다.
지난 3일 서울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관리센터 직원들이 황조롱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 |
구조센터로 오는 야생동물 대부분은 어미와 떨어져 있다가 혼자 남겨진 상태로 구조됐는데, 전체의 47.2%(34마리)나 됐다. 장 수의사는 새끼가 혼자 남겨져 있다고 무조건 구조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상이 심하거나 어미가 없는 것이 확실할 때만 구조요청을 해야 한다”며 “어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새끼를 데려와 버리면 어미는 새끼가 포식자에게 먹힌 줄 알고 포기해버린다”고 설명했다.
야생동물을 돌보는 장 수의사와 재활관리사들은 야생동물이 자신들을 부모로 착각하는 ‘각인’ 현상을 겪을까봐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이들은 케이지 앞에 담요를 덮어놓고 정해진 시간에만 먹이를 줬다. 이런 구조센터 직원들의 치료와 관리 덕분에 지금까지 총 10마리의 야생동물들이 건강하게 자연으로 돌아갔다. 김태훈 재활관리사는 “밀렵된 구렁이나 사람 때문에 다쳐서 오는 동물을 치료해서 돌려보낼 때가 제일 뿌듯하다”며 “더 많은 야생동물이 자연으로 돌아가 시민들과 함께 공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달기사 멋대로 커피마셔 지적하자 배차취소” 점주 분통
- “이혼은 해주고 즐겼으면 해”… 황정음 측, 누리꾼과 설전 후 “본인 맞아”
- “앗, 이게 무슨 냄새?” 사춘기 되면 몸 냄새 강해지는 이유 [건강+]
- 군인에게 3천원 더 받던 무한리필 식당… 결국 폐업
- “여자친구인척 해주겠다”던 후배, 결국은…
- 여교사 자리 비운 사이…남고생, 텀블러에 몰래 체액 넣었다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혜리 “1년간 집에 박혀 아무것도 안 해, 비울 수 있는 시간 필요”
- “‘혼전순결’ 강조했던 남편의 비밀, 이혼 가능할까요?”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