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편의' 소물인터넷이 맡는다

주영재 기자 2017. 8. 6. 21: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화물추적·홍수 등 재난 감지·신체 변화 모니터링…

그래픽 SK텔레콤 제공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통신장치와 센서로 연결돼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동작을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등 비교적 크기가 작고 사물 간 교환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지 않은 기기를 소물(Small Thing)이라고 하는데, 이동통신 3사는 소물인터넷 서비스 전국망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 사물인터넷 기술, 어디까지 와 있나

아침 8시. 건설회사 관리직으로 일하는 ㄱ씨는 서울 강남역 인근의 건설 현장으로 차를 몰고 출근한다. 운전 중에 음성비서를 통해 인근 주차장 자리를 미리 예약했다. 사무실 모니터에는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직원들의 안전모와 공사장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보내는 신호로 직원의 위험지역 이동 여부와 유독 가스 누출, 붕괴 위험 등을 자동으로 알려준다.

점심 식사를 마칠 때쯤 초등학생인 아들이 대학 인근 유흥가를 지나가고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보호대상자의 이동경로 정보를 알려주는 ‘사회적 약자 시스템’ 서비스인데 어린이들의 등·하교 때 위치를 자동으로 확인해 부모에게 알려준다. 치매 노인의 실종을 막거나 여성들의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이런 기능이 쓰이기도 한다.

오후에 옆차 주인이 문을 열면서 ㄱ씨 차와 조금 부딪쳤다는 알림을 받았다. 크게 신경쓸 정도는 아니어서 무시했다. 퇴근길엔 약국에 들러 둘째 출산 후 빈혈기가 있는 아내를 위해 철분제를 샀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보내는 건강 정보를 가족끼리 공유하도록 해놨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가족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집 현관 앞에 도착하니 ㄱ씨 얼굴과 음성을 인식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스마트 냉장고가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조리 가능한 음식을 추천한다. 그중 김치찌개로 식사를 마쳤다. 저녁 뉴스에서는 노후된 교량의 붕괴 조짐이 확인돼 출입이 통제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교량이나 건물에 붙어있는 스마트 스티커가 찢어지면서 위험 신호를 보낸 것이다.

ㄱ씨가 경험한 일들은 모두 현재 이용할 수 있거나 곧 가능해질 서비스들이다. ‘사회적 약자 시스템’과 유사한 서비스들은 경남 양산시나 용산구 등 25곳 이상의 지자체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고, 주차 예약은 카카오파킹으로 이름이 바뀌는 ‘파크히어’ 서비스로 현재 서울·경기 지역에서 가능하다.

앞으로는 사물인터넷 택시의 위치정보로 도로 정체를 예측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자동차 와이퍼의 작동 데이터는 지역별 강우량을 측정하는 데 쓰인다. 자동차의 속도 데이터는 보험료 산정에 쓰이고 슈퍼마켓에선 냉장고의 식품 저장량이 저절로 체크돼 공장에 물건을 자동으로 주문하게 된다.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물인터넷이 IoT의 첨병

소물인터넷은 실시간 영상정보를 처리하는 자율주행과 같은 일반적인 사물인터넷과 달리 온도·습도 등 센서 데이터, 위치 데이터 등 소량의 데이터를 장시간 안정적인 속도로 주고받는 데 특화된 서비스다.

저전력 장거리 통신 기술(LPWA·Low Power Wide Area)을 기반으로 하는데 통신 반경이 수십㎞로 넓고 전력 소모가 적어 단말 배터리 수명이 수년간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통신사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위치 측정 전문 스타트업 스파코사와 협력해 위치 추적 단말기 지퍼(Gper)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자사의 사물인터넷망인 로라(LoRa)를 활용한 22개의 서비스를 선보였고 올해 안에 공공안전·산업 분야 서비스를 포함해 50종의 상품·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로라를 활용해 소의 이력을 관리하고 질병·임신 등 소의 신체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라이브케어(Live Care)’ 서비스를 출시했다.

KT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콜드체인’ 서비스는 온도에 민감한 제품의 배송 상태와 품질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준다. 지난달 6일에는 스마트 IoT 센서를 부착한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을 쪽방촌 독거노인 80가구에 시범적으로 제공했다. KT 관계자는 “향후 소물인터넷을 활용한 IoT 블랙박스, 건강, 여행 등 다양한 융합상품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0일 강원지역 참빛영동도시가스와 NB-IoT 기반의 스마트 가스미터 기술 개발 및 공동구축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사물인터넷 가입자는 전달보다 약 9만명 늘어난 604만명으로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6163만명)의 9.8%를 차지했다. 가스와 수도 등의 원격 검침과 스마트홈이 성장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물인터넷 연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만들어진 빅데이터가 새로운 상품·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려면 중간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유통을 원활히 하는 거래소가 있어야 한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은 데이터 거래소 설립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