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인공지능과 일자리

2017. 8. 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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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홍진표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홍진표 교수

세계경제포럼은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자동화가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제사회발전이라 평하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 주목했다. 지난 십 년간 모든 선진국의 생산성은 둔화되고 있지만, 인공지능 주도 자동화의 잠재력을 실현시킨다면 머잖아 생산성 극대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대신, 다수의 기존 직업이 대체되고 많은 근로자의 일자리가 사라질 운명에 놓여있다.

인공지능기술은 빅데이터가 축적되고, 강력한 연산능력을 가지면서 저렴한 GPU(그래픽 프로세서)가 보급되고, 기계학습과 딥러닝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지넷 챌린지의 이미지 인식 과제에서 인식 오류율은 2011년 26%였지만 2016년에 우승한 중국팀은 인간 보다 나은 3% 오류율을 보여줬다. 영상 및 음성인식, 자율주행, 전략게임 분야에서 괄목할 만 할 발전을 이루고, 여행 계획, 소비자 추천, 광고 타게팅 등 상업적 서비스가 탄생됐고, 의학 진단, 교육, 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응용이 모색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여겼던 일상적인 인지, 추론, 판단이 필요한 업무를 학습해 자동화시키고 있다.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제어하고, 고장을 조치하고, 보안 취약점을 발견해 자가 조치를 취하는 자율적 운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향후 10~20년 내에 미국 일자리의 47%가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한편, 근로자의 담당 업무 모두가 완전 자동화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9% 정도의 일자리만 완전 대체될 것이라는 낙관적 OECD 예측도 존재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의 52%가 10년 정도 후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70% 이상) '고위험 직업군'이라 평가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건 사실이지만 기술의 진보 덕분에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산업혁명 시대와 같이 사라지는 일자리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기 마련이라는 견해다. 일자리 총량이 줄어든다는 반대 진영의 논리도 있다. 산업혁명기와의 결정적 차이는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의 탄생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학력, 비숙련 근로자가 고학력, 숙력된 근로자 보다 크게 일자리를 위협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는 '인공지능 주도 자동화' 가능성이 시간당 20달러 이하의 일자리 중 83%지만, 40달러 이상 받는 일자리는 4%만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학력 격차에 따른 영향을 평가한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고졸 미만의 미국 근로자 중 44%가 맡은 업무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대졸 이상의 근로자의 경우 1%만 해당될 것으로 봤다.

백악관은 작년 하반기에 '인공지능 미래를 위한 준비' 보고서와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경제'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4차 산업혁명'을 명시적으로 내걸지 않고 '인공지능 주도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력의 대체재가 아니라 인간과 협동을 통해 가치를 증진시킬 보완재로 볼 것을 주문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미래의 일자리를 위해 미국인들을 교육하고 훈련을 시켜야 하며, 성장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전환기의 근로자를 돕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상대적으로 다행이지만, 진실로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자질과 능력 배양기에 요원하다. 창의력과 동기 유발을 위해 입시 위주 교육 체질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하고, 뒤처진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과 인재 양성 준비가 필요하다.

'초·중·고 SW 교육 도입', 'SW 중심대학', '지능정보사회 종합대책'등 지난 정부의 사업도 중단없이 확대 추진했으면 하고, 유명무실하게 된 지능정보연구원기술연구원의 정상화도 서둘러야 한다.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선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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