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안철수 당권 출마 후폭풍..국민의당 '내홍' 확산

정강현 2017. 8. 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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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선언이 상당한 후폭풍을 부르고 있습니다. 당내는 물론 정치권 전반에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안 전 대표는 이른바 '극중주의' 가운데죠. 극중주의를 내세워서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안 전 대표 출마 이후 내홍에 빠진 국민의당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2015년 6월 30일) : 지금이 시작하기 가장 좋은 순간이라고 생각하시고 용기를 가지시고 이 난관들 이제 함께 헤쳐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정강현/기자 (2015년 6월 30일) : 네, 감사합니다. 잘해주실 거죠? (네.)]

네, 벌써 2년 전입니다. 제가 진행했던 토크콘서트에 안철수 전 대표가 게스트로 나온 적이 있는데, 문득 이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이 시작하기 가장 좋은 순간이다." 안 전 대표가 어제 당권 도전을 선언한 것도 이런 비슷한 판단이었겠죠. "지금이 정치 전면에 복귀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다." 글쎄요. 본인은 그렇게 판단했는지 모르겠는데 후폭풍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어제 소속 의원 12명이 반대 성명을 냈는데 원내 인사들 대다수가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박지원/전 국민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40명의 의원 중 제가 알고 있기로는 30명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만류를 하고 있습니다.]

[김경진/국민의당 의원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 자숙과 성찰의 시간이라고 하는 단어와는 앞뒤가 좀 배치되는 것 같거든요. 명분도 조금 부족하고 신뢰도 깨뜨리는 과정이 아닌가 싶어서…]

호남 중진들은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중진은 "우리가 왜 나가냐. 안철수를 출당시켜야 한다"는 이런 주장까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분위기라면 안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되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당내 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상돈/국민의당 의원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 어제) : 안철수 측근 의원이 누군지 한 번 이름을 대보세요. 누구누군가 이름을 대보세요, 누군가. 한 번 대보시라고… (대표 경선에서 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세요?)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죠.]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출마를 그대로 강행할 태세입니다. 무엇보다 "다당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의당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 강하다고 합니다. 특히 "호남에 기반을 둔 의원들이 민주당과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가 크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입니다. 그러니까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대선 때 있었던 이런 해프닝조차, 이제는 농담처럼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지원/전 국민의당 대표 (4월 17일) :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문재인이 되어야 광주의 가치와 호남의 몫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안철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가 일부러 한번 실수를 해봤습니다.]

자, 어쨌든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 안 전 대표는 어떤 전략을 세웠을까요. 우선 자신의 출마를 반대하는 의원들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어제) : 제가 최대한 설득하고 그리고 전당대회, 겸허하게 당원들의 판단을 믿겠습니다.]

또 하나의 전략이 있다면, 이른바 '셀럽' 마케팅입니다. 유명인에 자신을 비유하는 전략이죠. 사실 안 전 대표가 자주 쓰는 전략이긴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을 때는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 지난해 총선 전에는 미국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에 빗댔는데, 이번 대선 때는 중도 노선을 표방했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비유하기도 했죠. 이번에는 누구였을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어제) :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네, 안중근 의사와 안철수 전 대표. 아무리 봐도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딱 하나 있다면, 같은 '순흥 안씨'라는 것 정도, 그 정도 일것 같습니다.

자, 안 전 대표의 세 번째 전략을 보겠습니다. 바로 탈호남입니다. 안 전 대표는 호남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합니다. 바른정당과의 정책 연대를 구상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바른정당과 어떤 식으로든 연대를 해서 중도 노선의 전국 정당을 만들겠다는 게 안 전 대표의 구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지난해 총선 때 김무성 의원이 했던 말이 단순한 실언으로만 들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2016년 4월 7일 새누리당 노원병 이준석 후보 지원 유세 중) :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서 '안철수'를 선택해 주시기를 여러분의 애국심…다시 하겠습니다. 제가 하루에 10번 넘게 연설을 하다 보니깐…여러분 웃기려고 일부러 그랬습니다.]

오늘은 당권 다툼이 한창인 국민의당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너 물러서지 않으면 다쳐도 몰라

네, 엑소의 '으르렁'입니다. 언어학 개념 가운데 '으르렁 말'이란 게 있습니다. 상대를 모욕하고 비난하는 말이 바로 '으르렁 말'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국민의당에는 '으르렁 말'이 넘쳐납니다. 주로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비판하는 말들이죠. 당권을 놓고 서로 으르렁대는 가운데, 국민의당은 심각한 내홍에 빠졌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안철수 출마 후폭풍 … 국민의당 '내홍' 확산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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