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농단 폭로' 노승일, 단식농성에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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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를 감수하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길바닥에 텐트를 친 남자가 있다.
그의 정체는 노승일(42) 전 K스포츠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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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준영 기자]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를 감수하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길바닥에 텐트를 친 남자가 있다. 그의 정체는 노승일(42) 전 K스포츠재단 부장. 그는 지난 2일부터 이곳에서 노숙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스타가 왜 거리로 나왔을까.
4일 오전 만난 그는 31도에 육박하는 더위를 온 몸으로 맞고 있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노란색 텐트에서 나온 그는 덥수룩한 수염에 까맣게 탄 얼굴이었다.
반팔에 반바지, 슬리퍼 차림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농성에 나선 이유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 해고자의 서러움과 힘겨운 투쟁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노 전 부장은 “대한민국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거리에 나왔다”면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 재판 증인으로 나갔을 때 삼성에서 일하던 한 노동자가 부당 해고를 주장하면서 통의파출소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걸 알았다. 단식 25일째 친한 국회의원들과 함께 찾아갔는데 도저히 단식을 풀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대신 단식 할 테니 중단하라고 했다. 그래서 단식농성을 들게 됐다”고 말했다. 노 전 부장이 단식에 나섰음에도 삼성 해고자는 이날까지 47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노 전 부장은 국회에서 비정규직 철폐 법안이 발의돼야 단식을 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 폐지 발의를 해주길 바란다”며 “그때 단식을 풀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1000만 서명운동을 이끌어 그 법안이 꼭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비정규직의 삶을 살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비정규직은 내가 해봤기 때문에 비정규직 법안은 폐지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 사람 중 하나였다”며 “처음 사회에 나와서 증권회사에 들어갈 때 1년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입사했다. 1년마다 연장되는 식이었는데 한참 뒤에 연봉직되고 그 다음에 정규직까지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꼭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 뜻은 확고한데 이걸 만들어줘야 하는 건 국회다. 국회 통과되도록 하려면 국민이 단결돼 밀어붙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시민운동가로 변신한 그는 앞으로도 비정규직 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위해 행동할 계획이다. 또 현실정치 참여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 노 전 부장은 “현실정치에 대한 도전의 꿈은 항상 갖고 있었다”며 “대학 때 총학생회장 하는 이유가 학교서 학우들을 위해 앞장서보겠단 것 아니겠나. 총학생회장 하면서 사회를 알았고, 정치를 관심 있게 지켜봐왔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이미 나름 팬카페를 보유하고 있는 ‘반(半)정치인’이다. 팬카페에서도 노씨의 활동을 지지하며 ‘800만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노승일이 촛불을 들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텐트 앞에 내걸었다.
노 전 부장은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내부고발자로 청문회에 나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전횡과 더블루K가 K스포츠재단을 좌지우지했다는 것 등을 폭로하며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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