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TF "국정원, 선거 승리 도운 흔적·알파팀 운영 확인"

이가영 2017. 8. 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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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선개입 의혹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TF는 국정원이 특정 정당의 선거 승리 방안을 제안하거나 손학규·박원순·우상호 등 야권 인사의 동향을 파악하는 내용을 담아 문건을 작성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3일 적폐청산 TF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1년 국정원이 본래의 활동 영역에서 벗어난 영역을 다뤄 위법 소지가 있는 문건은 총 8건이다.

2011년 11월 4일 작성된 '10·26 재보선 선거사범 엄중 처벌로 선거질서 확립' 문건에는 야당 후보자와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검·경 지휘부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독려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또 'SNS의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 문건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은 '총·대선 대비 여당 국회의원 등 보수권 인사의 SNS 여론 주도권 확보 매진 제안', '중장기로 페이스북 장악력 확대 및 차세대 SNS 매체 선점' 등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이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심리전단에 SNS 대응팀 강화를 지시했고, 실제로 35명으로 구성된 1개 팀이 증원됐다.

'2040 세대의 대정부 불만요인 진단 및 고려사항' 문건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 '20~40대, 박원순 압도적 지지' 등의 내부보고서를 활용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으로 국정원은 "해당 문건에는 향후 특정 정당의 총·대선 승리를 위한 대응책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민주당 담당 IO의 첩보를 활용해 '손학규 대표, 서울시장 후보로…', '우상호 좌익 진영의 대선 촉각…' 등 당시 야당 인사들의 동향을 보고하는 문건도 만들었다.

적폐청산 TF는 또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알파팀' 등 민간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외곽팀 구성원은 대부분 별도 직업을 가진 예비역 군인·회사원·주부·학생·자영업자 등 보수·친여 성향 인물이었으며 개인시간에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들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를 비방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당시 민주당은 국정원 직원이 은신하던 오피스텔을 급습했고, 다음날 이 직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경찰은 2012년 대선을 이틀 앞둔 12월 16일 "국정원 대선 관련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4일 18대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법원은 오는 30일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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