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정원, 댓글알바 30개팀 3500명 운영했다

2017. 8. 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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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2012년 대통령선거 직전 '민간인 여론조작팀' 3500명을 조직적으로 운영하며 한 해 예산만 30억원을 쓰고, 특수활동비를 활용해 정권에 도움이 될 만한 광범위한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정원 적폐청산 티에프(TF)는 최근 국정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민간인으로 30개 팀을 운영하며 인건비로 한 달에 2억5000만~3억원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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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동원 여론조작 전모 드러나

적폐청산 TF, 국정원개혁위에 보고
"한달 인건비 2억5천만~3억 지급"
2012년 대선 직전 여론조작 지시

특수활동비 MB정부 여론조사
정권 대응방향 등 조언 보고서도

[한겨레]

국가정보원 청사 외부 전경.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이 2012년 대통령선거 직전 ‘민간인 여론조작팀’ 3500명을 조직적으로 운영하며 한 해 예산만 30억원을 쓰고, 특수활동비를 활용해 정권에 도움이 될 만한 광범위한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의 여론조작 작업의 전체적인 규모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정원 적폐청산 티에프(TF)는 최근 국정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민간인으로 30개 팀을 운영하며 인건비로 한 달에 2억5000만~3억원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 내부에서는 이를 ‘사이버외곽팀’으로 불렀고,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이를 관리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국정원이 민간인을 동원해 인터넷상 여론조작을 위해 지급한 돈만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적폐청산 티에프는 이날 이런 내용을 개혁위에 보고했다.

티에프 조사 결과 심리전단은 2009년 5월 다음 ‘아고라’ 대응 외곽팀 9개를 신설했고,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2011년 1월에는 알파팀 등 외곽팀을 24개로 확대 운영했다. 그해 8월에는 사이버 대응 업무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24개 팀을 △다음 ‘아고라’ 담당 14개 팀 △4대 포털(네이버·다음·네이트·야후) 담당 10개 팀으로 재편했다. 심리전단은 트위터에 대응하기 위한 외곽팀 역시 2011년 3월 신설해 이듬해 4월 4개 팀에서 6개 팀으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개혁위는 “사이버외곽팀 대부분은 별도 직업을 가진 예비역 군인, 회사원·주부·학생·자영업자 등 보수·친여 성향 지지자로 개인시간에 활동했다”고 밝혔다.

티에프의 이런 조사 내용은 그동안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민간인을 동원해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위가 이날 외곽팀 운영 외에 심리전단의 ‘온라인 여론 조작 사건’의 전모에 대해서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이런 일에 개입한 내부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면, 추가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적폐청산 티에프는 또 조사 과정에서 국정원이 ‘특수활동비’를 이용해 당시 이명박 정부의 주요 지지층 등을 파악하는 여론조사를 진행한 사실도 확인했다. 국정원은 2011년 2월 여론조사 업체를 동원해 ‘2040세대의 현 정부 불만 요인’ 등에 대해 자체적인 여론조사를 했는데, 당시 여론조사 인원만 20~50대 총 1200명이었다. 국정원은 이를 근거로 정권의 대응 방향 등을 조언하는 자세한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정원이 사실상 거대한 국책 여당지원 연구소처럼 움직였던 셈이다.

티에프는 또 <세계일보>가 보도했던 ‘에스엔에스(SNS)의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 ‘2040세대의 대정부 불만요인 진단 및 고려사항’, ‘손학규, 우상호, 박원순 관련 동향보고’ 등 8건의 정치개입 문건이 당시 국정원 지휘부 지시에 따라 작성돼 청와대에 보고됐다고 확인했다. 티에프는 ‘에스엔에스’ 관련 문건이 청와대에 보고된 뒤 심리전단 1개 팀(35명)이 증원됐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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